IMF도 우려한 지정학적 리스크…2%대 성장 韓경제 '고유가·고환율' 악재

IMF, 올해 韓 성장률 2.3% 유지…조급한 통화완화엔 '경계'
"임금보다 물가 더 오르면 소비지출↓…물가 먼저 잡아야"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세종=뉴스1) 손승환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로 기존과 동일한 2.3%를 제시했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지만, 이란·이스라엘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이에 따른 고유가·고환율은 실제 달성에 난관이 될 전망이다.

IMF는 16일 밤 발표한 '4월 세계경제전망'을 통해 한국이 올해와 내년 각각 2.3%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지난 1월과 동일한 수치다. IMF는 매년 4월과 10월 전체 회원국 대상 주 전망을 발표하고, 1월과 7월에는 주요 30개국을 대상으로 한 수정 전망을 내놓는다.

이번 IMF 전망치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올해 한국 성장률로 제시한 2.2%, 2.1%보단 소폭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아시아개발은행(ADB)의 전망치인 2.2%보다도 0.1%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같은 성장률 전망 유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경기에 있어 하방 요인은 적잖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2%로 기존 대비 0.1%p 상향하면서도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금리 등으로 과거 연평균 성장률(2000~2019년, 3.8%)은 밑돌 것이란 단서를 달았다.

또 각국은 조급한 통화정책 완화를 경계해야 한다며, 섣부른 금리 인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특히 이 대목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아직 3%를 웃돌고 있는 한국도 긴축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것을 권고했단 해석을 낳게 한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16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10.5원 오른 1394.5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이날 오전 11시32분쯤 1400.0원까지 올랐으나 상승폭을 줄였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경기 회복을 가로막을 수 있는 불안 요인은 이뿐만이 아니다.

당장 중동 불안으로 급등한 국제유가는 우리경제에 직격탄이다.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3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4% 올랐다. 국제유가가 원재료 가격을 밀어 올린 영향으로, 1월과 2월에 이은 3개월 연속 상승이다.

특히 국제유가가 장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경우 국내 물가는 더욱 자극받을 수 있다. 실제 한동안 전체 물가를 오히려 낮추는 역할을 했던 석유류는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서, 전달 들어 기여도가 플러스(+)로 전환(2월 -0.06%p→3월 0.11%p)하기도 했다.

급등한 환율도 물가 둔화 흐름을 저해할 소지가 크다. 전날(16일) 달러·원 환율은 하루 새 10원 넘게 오르면서 1년 5개월여 만에 1400선을 넘어서다, 1394.5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오른다는 건 원화 가치가 낮아진다는 뜻으로, 수입 물가를 올려 국내 물가를 부채질할 수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임금 인상률보다 물가 상승률이 높으면 가계의 실질소득이 낮아지고 소비지출은 줄어들게 된다"며 "이 경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석 교수는 "이런 사태를 막으려면 물가부터 잡아야 한다"며 "정부가 상반기에는 긴축 통화정책에 박자를 맞춰 긴축적인 재정 정책을 하고, 물가가 안정되면 하반기에 경기 침체에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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