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폴]기준금리 동결 '쭉'…"인하 의견 추가 가능성"

12일 한은 금통위…전문가 90% "만장일치 동결"
5월 금리 인하 소수의견 이후 7~8월 단행 '무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수 있다는 견해가 적은 숫자이지만 고개를 들었다. 기준금리 결정 자체는 '동결'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올해 첫 기준금리 인하 시점으로는 7~8월에 무게를 실었다.

7일 <뉴스1>이 증권사 소속 채권 전문가 10명에게 설문한 결과 전원이 오는 12일 금통위에서 현 3.50%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통위가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지난해 2월부터 이어진 10연속 동결 행진이다.

전문가들이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기준금리 동결을 내다본 배경은 국내 물가와 대외 통화정책 여건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물가 수준이 아직 금리 인하 시행을 위한 하향 안정 기조를 확신할 레벨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기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용 인상 압력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며 "앞서 금통위가 약간 완화적인 뉘앙스를 보여주긴 했으나 최근 타이트한 물가 지표를 보면 상반기 인하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인플레 기조와 거시 지표 동향,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당분간은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외 통화정책 여건의 경우,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행보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물가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고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한 데다 국내 가계부채 문제도 아직 부채 증가 속도를 더 늦춰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여전히 확신하기 힘든 물가 안정, 안심할 수 없는 가계부채 문제, 안갯속인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 시점 등을 고려하면 금통위가 동결 이외의 행보를 보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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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인하 소수의견'은 등장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가 이번 금리 인상기 들어 처음으로 제시됐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달까지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보지만, 국내 통화정책 전환을 늦추는 가장 큰 요인이 대외 변수인 터라 인하에 대한 가능성 정도는 언급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이번 회의의 경우 (만장일치 일변도였던) 이전과 달리 한 명 정도는 인하 소수의견을 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 금통위에서는 금통위원 6명 중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한 위원이 1명 나타났다. 나머지는 당분간 동결을 지지했다.

이 같은 '인하 검토' 의견은 오는 회의 때 늘어날 수 있다고 몇몇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무리 통화정책을 신중히 운용해도 연초보다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가까워지는 것은 사실인 만큼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기자 간담회에서 포워드 가이던스를 줄 때 이번에는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위원이 2~3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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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대다수 전문가는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다음 회의인 5월에 대두하며, 실제 인하는 7~8월에 단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2월 금통위 당시 향후 3개월 관점에서 1명의 위원이 인하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현재까지 경기 여건이 추가 악화되지 않았고 물가는 높은 수준"이라며 "인하 소수의견은 4월보다 5월에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만약 이번 회의에서 통화 긴축 기조의 유지 기간을 설명하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 문구가 '충분히 장기간'에서 그 밖의 완화적인 문구로 수정된다면 5월 정도에 인하 소수의견 제시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반면 윤 연구원은 "결정문 문구에 큰 변화가 없다면 금통위 내 신중론이 우세한 상황이라 5월 소수의견은 없을 것"이라며 "이 경우 7월 인하냐, 8월 인하냐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연내 금리 인하 횟수는 주로 2~3회로 예상했으나 1회에 그칠 거란 의견도 소수(1명) 나왔다.

통화정책 완화 시점이 뚜렷해질 예상 시기로는 5월을 꼽았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기대보다 더 오르는 가운데 소비는 더 낮아지더라도 수출이 좋아진다는 경로라면, 금리 인하 시점은 7월에서 8월 이후로 넘겨야 할 수 있다"며 "5월 한은의 경제 전망을 봐야 연내 한 번 내릴지 두 번 내릴지 판가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를 하회하는 등 물가 경로에 대한 확신이 생겼을 때 인하 필요성을 언급하는 위원이 많아질 것"이라면서 "선제적인 보험성 인하는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나 가계의 주택 관련 대출 증가는 여전히 우려스럽기에 빠른 인하나 여러 차례 인하에는 나서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