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5조' 대기업 기준 'GDP 연동'으로 바꾼다…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도 완화

공정위 주요업무 추진계획 발표…"대기업집단 제도 합리적 운영"
부당내부거래·편법 규제회피는 엄정대응…TRS 통 규제회피 차단

조홍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2023.12.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현행 5조원으로 고정된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국내총생산(GDP)과 연동하는 방식으로 변경을 추진한다. 대기업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 제도도 완화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공정위는 올해 주요업무 중 하나로 '대기업집단 제도의 합리적 운영'을 꼽았다. 부당내부거래 행태는 빈틈없이 감시하되, 대기업집단 규율체계는 시장환경 변화에 맞춰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는 취지다.

먼저 공정위는 경제 환경 변화를 반영해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현행 자산총액 5조원 이상에서 GDP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조홍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GDP의 몇 %로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으며,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은 자산총액 10조원에서 명목 GDP의 0.5%(10조4000억원) 이상인 기업으로 바뀌었다. 공정위는 2017년 자산총액을 기준으로 대기업집단(5조원 이상)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10조원 이상)을 나눈 바 있다.

공정위는 금융산업 변화에 맞춰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가 핀테크 회사와 같은 금융 밀접업종사에 대해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법 개정도 추진한다. 현행법상 금융의결권 제한 대상인 금융‧보험사의 범위를 제도 취지에 맞게 고쳐 효과적으로 운영한다는 취지다.

공정위는 부당내부거래나 편법적인 규제회피에는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특히 식음료나 제약, 의류 등 민생과 밀접한 업종의 부당내부거래를 중점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총수익스와프(TRS)와 같은 파생상품을 사실상 채무보증처럼 이용하는 규제회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탈법행위에 대한 효과적 규율방안 마련할 계획이다. 현행 법에서는 상출집단의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을 금지하고 있는데, 일부 기업이 채무보증과 유사한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을 악용했다는 지적이다.

TRS는 계약기간 내 기초자산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총수익을 상호 교환하는 파생상품으로, 채권 등 기초자산이 하락할 경우 총수익 매입자가 차액을 대신 정산해 채무보증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부당내부거래 혐의를 포착하기 위해 기존에 국세청으로부터 제공받던 공시대상기업집단 회사의 과세정보 외에도, 중견집단에 대해서도 과세정보 등 제공받는 자료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정위는 외부전문가로 풀(Pool)을 구성해 부당내부거래 혐의와 관련된 정보분석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