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농협중앙회장에 강호동 당선…'쌀값 회복·도농상생' 과제 산적

농가 소득 증대 최우선 과제…농협 내 비위 문제도
쌀 재고부담에 지난해 10월부터 하락세…조직 비대화도 과제

강호동 제25대 농협중앙회장 당선인

(서울=뉴스1) 임용우 기자 = 오는 3월부터 4년간 206만명의 농민을 대변할 차기 농협중앙회장에 강호동 경남 합천 율곡조합장이 선출됐다. 차기 회장에게는 산지 쌀값 회복, 도농 상생 확대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26일 농협중앙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전날 선출된 강호동 신임 농협중앙회장은 오는 3월 정기총회 직후 임기가 시작된다.

강 신임 회장은 전날 치러진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 1차 투표에서 607표(48.4%)를 얻어 2차 투표에 진출, 조덕현 충남 동천안조합장과 맞붙었다. 2차 투표에서는 781표(62.7%)를 얻으며 464표를 얻은 조 조합장을 누르고 당선 목걸이를 손에 쥐었다.

신임 회장에게 농가 소득 증대가 최우선 과제로 주어질 전망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고물가 여파에 농업 생산비가 크게 오르고 있지만 농가 소득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 농가경제조사를 보면 2022년 기준 농가의 한 해 수입은 3460만원으로 2012년(2759만원) 대비 25.4% 늘었다.

반면 농업 경영에 투입된 총비용을 뜻하는 농업 경영비는 2012년 1846만원에서 2022년 2512만원으로 36.1% 늘며 농가 수입 증가분을 상회했다.

농협 조합원 부채 규모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농협 조합원의 농·축협 대출금은 78조3000억여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65조9000억원) 대비 18.8% 늘었다.

쌀값도 흔들리며 농가의 어려움을 방증한다.

지난 15일 기준 산지 쌀값은 20㎏당 4만8958원으로 수확기가 시작된 지난해 10월5일(5만4388원)보다 9.7% 하락했다. 지난해 12월15일(4만9530원)보다 1.15% 내리며 80㎏ 기준으로 20만원을 하회하고 있다.

도시 농협과 농촌 농협 간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는 상황이라 도농 상생 확대도 시급한 과제로 거론된다. 상대적으로 상황이 여유로운 도시 농협이 도농 상생 기금 7343억원을 마련해 농촌 농협을 지원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툭하면 불거지는 일선 조합장 비위 문제 역시 신임 회장에게 주어지는 과제다.

2020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 횡령 등으로 인해 징계받은 전국 농협 조합장은 66명에 달한다. 이 중 48.5%는 견책 처분, 21.2%는 직무 정지 1개월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농협 안팎에서는 비위로 인해 농협이 대중적 지지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며 내부 통제 시스템 점검과 더불어 실효성 있는 감사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 신임 회장은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100대 공약을 제시했다. 대표적인 게 지역농·축협 경제사업 활성화다. 농·축협을 위한 무이자 자금 20조원을 조성해 조합 1곳당 200억~500억원을 지원해 농·축협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계획이다.

또 상호금융을 독립시켜 제1금융권 수준으로 키우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강 후보는 규제를 풀어 각종 상품개발, 인력 전문화를 통해 지역 농·축협의 수익 창출을 위해 다양한 변화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유통 손실 보전 자금·농산물 가격 안정 기금·품목별 자조금 등 확대를 비롯해 지역농협 설립인가 기준 완화, 원로 조합원제 도입, 농업인력 문제 해소 등도 약속했다.

강 신임 회장은 당선 소감을 통해 "공약을 꼭 지키겠다"며 "각 지역 조합장들과 소통해서 지역농협이 주인이 되는 중앙회를 꼭 만들도록 하겠다. 다른 후보들의 공약도 농협을 새롭게 만들어가는데 밑거름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