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안정품목 185개 선정…2030년까지 특정국 의존도 50% 이하로 낮춘다

소부장특별법 개정안 14일부터 시행, 공급망기본법도 국회 통과 계기
기존 산업생산 필수 소재 외에도 '요소' 등 범용소재까지 포함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정부가 185개 공급망 안정품목을 선정, 해당품목의 특정국 의존도를 2022년 평균 70%에서 오는 2030년까지 50% 이하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국산 자립화, 공급 다변화, 자원확보 등을 통해 공급망 불확실성을 걷어낸다는 구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세종시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천연흑연 음극재 생산공장인 포스코퓨처엠에서 방문규 장관 주재로 산업 공급망 전략 회의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산업 공급망 3050 전략'을 발표했다.

◇산업 공급망 3050 전략 목표는…2030년까지 특정국 의존도 50%↓

우리나라는 반도체, 배터리 등 주력 수출품목의 제조·생산에 활용하는 핵심원자재를 비롯한 주요 산업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원자재의 주 수입국이 특정국가에 집중되면서 해당국가에서 자국 상황을 이유로 공급을 끊을 경우 국내 산업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지난 2021년 말 발생한 '1차 요소수 대란'이다. 최근에도 중국발 요소 통관 지연 사태에 따른 '2차 요소수 대란'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정부가 내놓은 '산업 공급망 3050 전략'의 핵심은 특정 국가에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데 있다. 정부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185개 핵심품목을 선정, 2022년 기준 70%가 넘는 특정국 의존도를 오는 2030년까지 50% 이하로 낮춘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공급망 10대 이행과제를 추진한다. 주요 목표는 기술개발을 통한 '국산 자립화', 세계 주요국과의 협력 강화를 통한 '공급망 다변화', '자원확보' 등에 방점이 찍혔다.

주요 내용을 보면 국산 자립화를 위해 국내 생산 경제성이 낮은 품목에 대한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특히 현재 투자가 진행 중이거나 투자 예정인 이차전지 제조용 전해액, 탄소섬유, 세포배양 배지 등 14개 품목의 '국내 생산 투자사업'에 대한 규제, 인허가 애로해결을 집중·지원한다.

또 공급망 안정품목 R&D를 오는 2030년까지 대폭 늘리고, 첨단산업·공급망 분야의 전략적 외투·유턴 유치도 지원한다. 특히 첨단전략산업 분야 대규모 투자유치를 위해 외국인 투자 현금지원 예산을 올해 500억원에서 내년 2000억원으로 확대하고, 첨단전략(7개), 소부장(10개) 특화단지를 중심으로 국내 공급망을 보완할 수 있는 전략적 외국인 투자 유치를 강화할 계획이다. 첨단·공급망 핵심업종의 유턴 확대를 위해선 해외사업자 축소의무면제 대상 확대 등의 제도개선 의견도 검토하기로 했다.

공급망 리스크 분산을 위한 수입처 다변화도 꾀한다. 정부는 최근 중국의 요소 통관 지연 사태와 관련, 지난 11일 수입처 다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베트남 등 3국을 통해 물량 수입 시 운송비를 지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사례를 전품목에 일괄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공동구매 지원 등 다변화 촉진을 위한 추가 방안을 적극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생산거점 다변화를 위한 해외기업의 인수·합병 시 법인세나 인수금액의 5~10%에 붙는 세금을 공제해주는 등 국내기업이 해외 생산거점을 3국으로 이전(P턴)하는 경우에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투·융자, 생산설비 지원 등도 검토한다.

자원확보를 위해서는 핵심광물 20종 중 35개 품목의 비축물량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평균 100일분을 비축할 예정이다. 비축물량 확대에 대비해 지난 6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국가 핵심광물 전용 비축기지(2026년 구축 예정)' 구축도 차질 없이 추진한다.

이 외에 핵심광물 보유국과 기술-자원을 연계한 공급망 ODA(공적개발원조)를 확대하고 광물안보파트너십(MSP), 공급망 파트너십(RISE), IEA 협력체계 등 핵심광물 관련 다자협력 플랫폼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민간의 해외 핵심광물 확보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해와자원개발특별융자 지원비율을 현행 30%에서 50%로 확대하고, 광업권 취득을 위한 해외투제에 세액공제도 도입한다.

흑연을 대신할 실리콘 음극재 등 대체재 개발이나 폐희토 영구자석 재활용 등 재자원화 기술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185개 공급망 안정품목은…첨단전략산업, 주력·신산업 외 요소 등 기초소재산업 품목 포함

정부는 이 같은 전략목표 수행을 위해 올해 초부터 분야별 관련 전문가 100여명으로 전문위원회를 구성, 최종 185개 공급망 안정품목을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품목들은 수입 1백만달러, 특정국 수입의존도가 50%이상(특정 3개국 수입의존도 70% 이상)인 소부장 품목 1719개 중 중·장기 수급 전망 등을 검토한 뒤 잠정 확정했다.

품목 선정에는 중국의 갈륨·게르마늄 수출통제, 흑연 수출통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에 따른 영향 등도 고려했다.

눈여겨 볼 대목은 기존 특별법 등으로 지원이 이뤄지는 첨단전략산업, 주력·신산업 분야 품목 외 '요소' 등과 같은 기초소재산업분야도 함께 포함했다는 점이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17개 △이차전지 19개 △디스플레이·바이오·전기전자 22개 △자동차·조선 24개 △기계·로봇·항공 24개 품목 등이다.

기초소재산업에서는 △금속(철강, 비철금속) 29개 △섬유 16개 △세라믹 16개 △화학 17개 품목이 선정됐다.

주요 대표품목을 보면 반도체 업종에서는 반도체 희귀가스(네온, 크립톤, 크세논), 불화수소 등이, 이차전지에서는 수산화리튬, 인조(천연)흑연 등이 올랐다.

중국의 거듭된 공급 중단으로 공급망 교란이 극심한 '요소'도 안정품목에 포함했다.

방문규 산업장관은 "공급망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소부장특별법 개정안이 14일부터 시행되는 등 공급망 관리르 위한 법‧제도적 체계는 마련됐다"면서 "이번 산업 공급망 3050 전략은 이런 공급망 안정품목의 특정국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략을 차질 없이 이행해 우리 산업의 혁신과 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