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횡포에 한 판 7000원 넘긴 달걀…정부 "불공정, 인하해야"

산지·도매가 100여원 내렸어도 소매가 300원 올라…"대형마트 손실보전 때문"
농식품부, 1일 대형마트·유통업체 면담…직거래 활성화 등 추진

서울 시내 한 대형 식자재 마트에서 한 시민이 계란 가격을 확인하고 있다. 2023.11.2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대형마트들의 제멋대로 가격 결정에 달걀 한 판의 전국 평균가가 7000원을 넘어서자 정부가 제동을 건다. 산지가격과 도매가격은 하락했는데도 대형마트들이 손실보전을 위해 계란가격을 올린 것을 두고 정부는 '불공정한 가격'으로 규정하며 인하를 요구할 방침이다.

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축산물품질평가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계란(특란) 한 판의 전국 평균가는 7039원으로 전년보다 6.0% 올랐다.

지난달 19일 6771원에서 하루 만인 20일 7041원을 기록한 이후 열흘가량 7000원대가 유지되고 있다.

문제는 계란 생산량 증가 등으로 인해 산지·도매가격은 하락했는데, 소매가는 상승했다는 점이다.

지난달 계란 일평균 생산량은 4566여만개로 전월보다 2.0%, 전년보다 2.3% 증가했다. 이에 산지가격은 지난달 29일 기준 한 판에 5060원으로 같은달 20일(5141원)보다 81원 하락했다.

도매가격은 한 판에 5402원으로 지난달 20일(5560원)보다 160원가량 떨어졌다.

이같은 기이한 계란 소매가의 상승은 대형마트의 횡포라는 것이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전주 할인행사를 통해 계란을 미끼상품으로 내걸었던 대형마트와 유통업체들이 손실보전을 위해 가격을 올렸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이같은 행태를 '불공정한 가격'으로 규정하고 이날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유통업체들과 만나기로 했다. 만남에서 농식품부는 계란 가격의 불공정함을 지적하며 인하를 요구한다.

시장법칙에 벗어난 가격 인상인 것은 물론, 정부는 최근 계란 가공품을 할당관세 품목에 추가하는 등 물가안정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대형마트 등이 과도한 이윤을 추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농식품부는 지난달 30일 출범한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등을 통한 계란가격의 정상화도 추진한다.

생산자와 수요자간 직거래를 통해 투명한 계란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농식품부는 보고 있다. 특히 유통상인이 수요처에 판매한 후 고시가격에서 시세, 비용 변동 등을 고려해 농가에 약 1개월 이후 사후정산하는 후장기 거래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계란 소매자가격은 정상적이지 않다. 불공정하다"며 "최근 사료가격 상승 등으로 계란 생산가가 상승했는데, 산지가격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업체들과 만나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달걀 가격은 겨울철이 다가오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으로 인해 들썩일 가능성도 있다. 조류인플루엔자가 산란계 농장을 위주로 확산하면서 생산량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업체들이 선제적으로 매입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