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물가, 9월 뛰어 넘을지 주목…흔들리는 정부의 '10월 안정론'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통계청이 오는 2일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는 가운데, 5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한 지난 9월(3.7%)을 뛰어 넘는 물가 상승률이 나타날지 관심이 쏠린다.

당초 정부는 8~9월 반등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월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했지만, 국제유가 상승세 등 악재에 따라 실무진 사이에선 9월보다 높은 수치가 나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기록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4월 3.7%, 7월 2.3%로 지속 둔화했다.

다만 주요 산유국 감산 연장 조치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세와 집중호우로 인한 농산물 가격 인상 등 요인으로 8월 3.4%로 반등한 데 이어 9월 3.7%까지 높아진 상태다.

정부는 지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반등한 이후 줄곧 10월이면 다시 물가가 둔화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안정론'을 펼쳤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월 소비자물가가 발표된 지난달 5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그동안 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이었던 서비스물가 상승세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의 추세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3%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며 "계절적 요인이 완화되는 10월부터는 (물가가) 점차 다시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정부 내 소비자물가를 담당하는 실무진 사이에선 10월 상승률이 9월과 같거나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진 상황이다. 9월 국제유가 인상 효과가 10월 국내 유가에 반영된 데다 채소류 가격 인하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어서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당초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월보다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었는데 최근엔 비슷하거나 오르지 않을까 (전망이 나온다)"라고 밝혔다.

경제 전문가들은 실제 10월 물가상승률이 9월 수준을 넘기는 어렵겠지만, 정부의 당초 예상보다 높은 3%대 중반 사이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9월이 석유류 가격 상승은 물론 추석 명절과 집중 호우에 따라 농산물 가격까지 크게 올랐던 '특수 기간'임을 감안하면 10월 이보다 높은 물가 상승률이 나타날 가성은 희박하다고 봤다.

다만 이 교수는 "10월 물가상승률이 3%대 초반이나 2%대로 둔화하기는 쉽지 않다"고 예상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작년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 그 기저효과에 의해 10월엔 3.5% 내외의 수치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의 처음 예상보다 높은 10월 물가 상승률이 나올 가능성이 커지면서 올 하반기 물가 경로에 비상이 걸렸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물가가 안정이 되려면 10월에 3%대 초반이나 2%대 상승률이 나와야 한다"며 "10월 물가 상승률이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지 않으면 이는 남은 올해 하반기 물가가 고공행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k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