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한전 사장 "전기료 대폭 인상 필요, 특단 자구안 곧 발표"

"2~3주내 자구안 공개…정부, 요금 정상화 결단해주길"
"에너지공대 출연금 삭감 불가피…전력계통 차질 없이 투자"

김동철 한전 사장.2023.9.20/뉴스1 ⓒ News1 박영래 기자

(세종=뉴스1) 심언기 기자 = 김동철 한국전력공사(015760) 사장은 이달 중하순쯤 강도높은 특단의 2차 자구안을 발표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4일 밝혔다. 다만 자구안만으로는 역마진 구조의 적자구조 틀을 깨는데 역부족인만큼 적정한 수준의 요금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김 사장은 이날 취임 후 첫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미 발표한 27조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것은 물론 조직과 인력 등 방대한 특단의 자구대책도 지금 내부 준비 중"이라며 "조만간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자구 계획은 내부적으로 계속해서 여러 가지를 검토 중에 있는데 앞으로 2~3주 안에는 발표할 생각으로 준비 중"이라며 "한전이 지금까지 해왔던 어떠한 조직 규모와 인력 효율화 보다도, 아마 지금까지 상상할 수 없는 규모라고 말씀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김 사장은 '특단의 자구안' 발표 이후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을 바탕으로 정부가 요금 인상 결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지난해 말 한전의 적자해소를 위해 올해 기준연료비 인상 요인을 KWh당 45.3원으로 산정했는데, 올 1~2분기 두 차례에 걸쳐 인상된 금액은 KWh당 19.4원으로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한전은 최근 국제유가 등 연료비 상승 추이를 감안하면 남은 인상분인 KWh당 25.9원의 인상요인이 최대한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사장은 "에너지 신산업 신기술 분야를 우리가 선도하기 위해선 한전이 역할을 해야하는데 지금과 같은 부채규모, 적자에서는 한전의 여력이 없을 수밖에 없다"며 "정말 국가적으로 큰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이 전기요금을 정상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료 인상은 지금까지 못 올렸던 부분들을 대폭 올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국정운영에 있어서 여러 가지 고려사항들이 있기 때문에 정부 측에서 판단할 내용이지만, 연료비 연동제를 2021년 시행하면서 정부 약속대로 이행을 한다면 금년에 (KWh당) 45.3원을 인상했어야 하는데 지금 인상한 금액이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준연료비라도 제대로 다 인상하려면 이번에 25.9원의 인상이 필요하다. 저희는 이 선에서 최대한 전기요금은 올리는게 맞다고 본다"며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고, 한전이 사채나 차입에 의해서 충당하게 된다면 결국 언젠가는 사채도 막히고 차입도 결국 막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차제에 정부가 전기요금을 통제·결정하면서 공급과 수요에 따른 시장가격 상황이 왜곡되는 현재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소신도 드러냈다.

그는 "전기요금만큼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주는 금리도 지금은 금통위에서 시장상황 이런 여러 가지를 감안해 결정하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거기에 대해서 정부 탓으로 비판하는 사람도 없고,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느냐"며 "전기요금도 독립된 규제기관에서 연료비를 원가에 연동해서 하는 것이 어떤 정부가 됐든 국정운영의 부담을 덜고 국민들의 수용성을 더 높일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김 사장은 산업부의 감사와 한전 부채 등 요인으로 한국에너지공대(KENTECH) 출연금이 대폭 삭감된 것과 관련해선 "(약속했던 출연금은) 한전이 정상적 상황일때 이야기"라며 "이렇게 부채가 누적되고 적자가 쌓여있는 상황, 한전 임직원들의 임금까지 반납하는 상황에서 켄텍에 대해 당초 약속대로 지원을 해갈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출연금 축소 불가피성)은 켄텍도 알 것"이라며 "켄텍의 학사 일정이라든가 또는 연구활동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지원규모도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규모 첨단산업단지 조성 등 전력수요 급증이 예상됨에 따라 전력계통 공급 차질 우려가 점증하는데 대해선 "용인 쪽 투자규모가 확정되고, 데이터센터 등 여러 가지 시장조사를 하고 있는데 그런 것들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면 그에 맞춰 절대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투자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