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 외화예금 52억달러 증가…日 투자활황 등에 엔화↑

달러예금 8개월 만에 최대↑…환율 하락 등 영향
엔화예금 큰폭 증가 이어가…日 투자·여행 반영

(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지난달 거주자 외화예금이 50억달러 넘게 늘어난 가운데 엔저 영향으로 엔화예금이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3년 7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1050억달러로 한 달 전보다 51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이는 3개월 연속 증가세다.

거주자외화예금은 △내국인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한 외국기업 등이 보유한 국내 외화 예금을 의미한다.

이 중 달러화예금은 44억2000만달러 늘어나면서 지난해 11월(87.2억달러)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일부 기업의 해외 자금 조달,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 등의 영향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7월 원·달러 평균 환율이 전월 대비 0.8% 하락한 영향도 있어 보인다. 외화예금은 보통 환율이 오르면 줄어들고 내려가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엔화예금은 8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증가였던 지난 6월(12.3억달러)과 역대 세 번째로 큰 증가 폭이었던 지난 5월(9.3억달러)에 비하면 작지만, 최근 평균 수준과 비교하면 확실히 큰 폭의 증가다.

과거보다 하락세가 뚜렷한 원·엔 환율을 활용한 대(對) 일본 투자, 일본 여행 수요 등이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본 증시가 1990년대부터 이어진 불황을 깨고 되살아나고 있다. 이에 올 들어 국내 개인투자자는 일본 주가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를 150억원어치 넘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해 순매수보다 14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6월 전체 해외 출국자 3명 중 1명은 일본을 향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유로화예금의 경우 기업의 현물환 매도, 수입 결제대금 지급 등으로 인해 7000억달러 소폭 감소했다.

주체별로는 기업예금(잔액 896.8억달러)과 개인예금(153.2억달러)이 45억달러, 6억7000만달러 각각 늘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943.3억달러)이 61억4000만달러 증가한 반면, 외은지점(106.7억달러)은 9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