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끝났는데 못 나간다"…옷·신발값 8%↑, 31년만에 최대폭 상승

티셔츠 14.3%, 유아동복 13.7%, 원피스 19.6% ↑
5월 기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4배 기록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28도까지 오르며 초여름 날씨를 보인 19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의류매장에 티셔츠가 걸려있다. 2023.4.19/뉴스1 ⓒ Nes1 이동해 기자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의 상승세가 다소 왔화했으나, 의류 물가는 21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데다, 코로나19 완화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야외활동 수요가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6일 통계청의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의류 및 신발 물가는 111.60(2020=100)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상승했다.

이는 1992년 5월(8.3%) 이후 31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5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3%)과 비교하면 2.4배 수준이다.

의류 및 신발 물가는 2018년 4월(2.3%) 이후 코로나19 확산기까지 0∼1%대의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2019년 4∼6월에는 전년 대비 감소세로 전환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작된 2021년 11월(1.4%)부터 의류·신발 물가가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거리두기가 완전히 해제된 지난해 5월은 3%대, 11월부터는 5%대를 기록했다. 올해 3월과 4월은 6%대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의류·신발 물가를 품목별로 살펴보면 티셔츠가 전년 대비 14.3% 상승해 가장 크게 올랐다. 1994년 4월(17.4%)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이어 원피스와 여자하의, 아동복·유아복이 각각 13.7% 올랐다. 원피스는 1992년 5월(19.6%)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여자하의(1996년 2월)와 아동복·유아복(1985년 1월)은 통계청 집계 이래로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청바지(11.8%), 남자상의(8.4%), 남자하의(10.9%), 여자상의(9.4%), 캐쥬얼의류(9.3%) 등 나머지 의류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목화 가격, 운송비 등 원가가 오르면서 가격 상승세가 심화했다"며 "이 추세가 올해도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포근한 날씨가 이어진 1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봄옷이 진열돼 있다. 2023.2.1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원가 상승에 더해 코로나19 거리 두기 해제로 나들이, 출근 등 외부 활동이 늘면서 의류 수요가 확대된 것도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이외에 신발 물가는 전년 대비 5.8% 상승했다. 구두(1.8%) 등의 상승률은 낮은 편이었으나, 운동화(7.8%), 실내화(10.8%)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한편 의류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전체 물가는 향후 다소 안정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5월은 석유류 가격 안정세가 지속되고, 가공식품·개인서비스 가격 상승폭 둔화가 더해졌다"며 "향후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지만 국제에너지 가격, 기상여건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물가 안정기조 안착을 위해 대응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ir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