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인플레 석 달째 내려…소비심리는 3개월 연속 개선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 3.5%…3%대 중반 진입
"소비 심리 회복 흐름"…CCSI 장기 평균치 근접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일반인들이 예상하는 향후 1년 동안의 물가 오름세가 석 달 연속으로 낮아졌다.

소비 심리를 나타내는 지표도 석 달째 개선되면서 20년 장기 평균치에 가까워졌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3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이달 3.5%로, 지난달보다 0.2%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4%대에 머물던 기대인플레는 작년 12월 3.8%로 낮아진 뒤 올해 1월(3.9%)과 2월(4.0%)에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후 지난 3월(3.9%)부터 내림세로 돌아서 이달까지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비 회복 흐름에 따른 내수 부진 완화 기대 등으로 기대인플레가 이달 3.5%를 보였다"며 "무엇보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석유류 가격 하락에 힘입어 지난달 3%대로 내려선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공공요금 인상이 이뤄져 크게 내리진 못한 것 같다"며 "외식 같은 개인 서비스 요금도 아직 완전히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아직 소폭 하락에 그치고는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공공요금(76.1%), 농축수산물(30.4%), 석유류제품(28.5%) 순이었다.

(한은 제공)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0으로 한 달 새 2.9p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3월(92.0)과 4월(95.1)에 이은 3개월 연속 상승세다.

기준치인 100을 밑돌아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했지만, 긍정적 시각이 우세해지는 기점에는 바짝 가까워진 모습이다. CCSI가 기준치를 하회한 것은 지난해 6월(97) 이후 이달까지 딱 1년째다.

황 팀장은 "소비 심리는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금리도 물가도 높아서 회복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봐야 한다"고 말했다.

CCSI를 구성하는 현재생활형편CSI(88)와 생활형편전망CSI(92)는 지난달보다 각각 1p, 2p 올랐다. 가계수입전망CSI(97)와 소비지출전망CSI(111)도 모두 1p씩 상승했다.

경기 체감 지표도 일제히 개선됐다. 현재경기판단CSI(64)와 향후경기전망CSI(74)가 각각 6p 뛴 것이다.

이에 대해 황 팀장은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부진한 뉴스도 있었던 반면 코로나19 종식 선언, 계절적 요인 등으로 인해 대면 서비스업 쪽에서 내수 회복 기대감이 살아났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금리수준전망CSI(114)는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과 주요국의 금리 인상이 이어진 영향 등으로 3p 올랐다.

주택가격전망CSI(92)의 경우 주택 가격 하락 폭이 지속 둔화돼 5p 상승했다.

물가수준전망CSI(146)는 석유류 가격이 크게 내렸음에도 전기·가스요금 인상, 외식 등 개인 서비스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2p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