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1000%도 모자라…광주 4176%·세종 3529% 폭등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지난 5년간 전국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과액이 900% 넘게 오르고, 17개 광역 시·도 가운데 13곳이 1000% 이상, 광주광역시는 무려 4176%나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의 '2022년 주택분 종부세 고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2만명이 내야 할 전국 주택분 종부세 고지 세액은 4조1000억원으로 2017년 대비 958% 늘었다.

1000%에 육박하는 가파른 증가세는 집값 급등 원인이 크다. 종부세 과세기준점이 되는 기본공제금액은 변동이 없는데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매년 크게 오르면서 단기간 세부담이 급증한 것이다.

광역 시·도별로 보면 광주시가 2017년 25억원에서 올해 1069억원으로 4176%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어 세종특별자치시가 같은 기간 7억원에서 254억원으로 3529% 급등했다.

대전광역시는 2017년 34억원에서 올해 855억원으로 2415%, 제주특별자치도는 같은 기간 40억원에서 935억원으로 2238% 오르며 2000% 이상 증가한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전남도(22억→407억, 1750%), 전북도(24억→376억, 1467%), 부산시(162억→2467억, 1423%), 인천시(71억→1080억, 1421%), 경기도(619억→9293억, 1401%), 경남도(225억→3337억, 1383%), 충북도(25억→343억, 1272%), 대구시(83억→988억, 1090%), 충남도(43억→492억, 1044%)도 1000%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17개 광역시·도 중 13곳이 5년 만에 1000% 넘는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1000% 미만은 강원도(886%), 서울시(667%), 경북도(546%), 울산시(623%) 딱 4곳이다. 2017년 2366억원에서 올해 1조8144억원으로 세액이 600%대로 오른 서울시는 명함도 못 내미는 격이다.

올해 종부세 고지 인원은 122만명으로, 주택 보유자 수가 1509만명(2021년 기준)임에 견줘보면 집 가진 사람 100명 중 8명이 종부세를 내게 됐다. 이에 종부세가 상위 1%를 겨냥한 부자세가 아니라 보편세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1주택자의 경우 23만명이 종부세 대상인데, 이 가운데 52.2%인 12만명은 연 소득 5000만원 이하였고, 연 소득 2000만원 이하 대상자도 31.8%에 달하는 것으로 기재부 집계 결과 확인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1주택 종부세 납부 대상 가운데 소득이 적은 고령 은퇴자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최저임금도 못 버는 고령층이 소득 수준에 비해 과중한 세 부담을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종부세 기본 공제액(세금을 매기는 과세표준에서 빼주는 금액)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1주택자는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정부가 제출한 종부세법 개정안을 논의 중이다.

또 문재인 정부에서 대폭 강화한 다주택자 중과(重課)세율 폐지와 세율 인하, 세부담 상한 150% 일원화 등의 내용도 들어가 있다.

jep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