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기업 인사태풍..MB때 등단 기관장 교체 '0순위'

'새술은 새부대에'..산업부 가이드라인 정하고 교체 착수
함께할 CEO 선택포석...몸통 기관장 교체 마무리 수순

(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 © News1 류수정 디자이너

</figure>국무총리실, 교육부 등 일부 정부부처에서 현실화됐던 물갈이 인사가 공기업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명박 정부당시 임명된 CEO들이 다수 남아있는 산업부 산하 에너지관련 공기업들에게 정부가 '기관장 교체'라는 인사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명박 정부때 임용된 기관장을 중심으로 그간의 처신과 평가, 혁신의지를 따져 교체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잠정 2~3명을 우선 교체대상에 올려놓고 있지만 늘어날 가능성이 적지않다.

이같은 방침은 청와대와 교감하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부터 같이 갈 CEO와 그렇지 않은 CEO를 선별해 공기업 혁신 분위기를 다잡고 실천의 강도를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특히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공기업 CEO의 경우 방만·빚경영의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국정과제의 중심에 선 공기업 개혁을 함께 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선이 많았다. 어제까지 개발과 투자를 독려하던 CEO가 출구전략을 맡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정부부처에서 국토부 등과 함께 굵직한 산하 공기업을 많이 거느린 산업부의 경우 기관장 물갈이가 늦은 감이 있다. LH공사를 포함, 국토교통부 산하의 주요 6개 기관장은 지난해 6월 이후 모두 교체됐다. 철도시설공단의 경우 최근 김광재 이사장이 사의를 표시했다. MB정부때 임용된 국토부 산하 기관장중 재임하고 있는 사람은 정일영 교통안전공단 이사장(2011년 8월, 이하 취임시기), 김선규 대한주택보증 사장(2012년 1월) 정도다. 대한지적공사 수장도 지난해 11월 김영표 신임사장으로 교체됐다.

이에 비해 산업부 산하 공기업의 경우 에너지관련 공기업을 중심으로 이명박 정부때 인선된 사람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2012년12월), 서문규 한국석유공사 사장(2012년 8월), 고정식 광물자원공사 사장(2012년 8월), 이상호 남부발전 사장(2012년 8월), 장주옥 동서발전 사장(2012년11월), 최평락 중부발전 사장(2012년7월), 박철곤 전기안전공사 사장(2011년6월), 전대천 가스안전공사 사장(2011년12월), 권혁인 광해관리공단 이사장(2011년7월) 등 9명이다. 이중 2011년에 임명된 사람만 4명이다.

산업부는 이들 인사들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까지 마련하고 교체 CEO에 대한 선별작업에까지 돌입했다. △이명박정부에서 임명돼 임기가 절반가량 경과한 사람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C등급 이하이거나 △ 임직원 비리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공기업, △부채감축과 방만경영 개선 등 경영혁신안이 미흡하다고 평가되는 4가지가 기준이다. 앞의 9명중 조환익 한전사장과 장주옥 동서발전 사장을 제외한 7명이 임기가 절반가량 지났다.

따라서 산업부의 산하 기관장 교체는 사실상 정권 차원서 공기업 CEO 몸통 인사를 마무리 짓는 의미가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앞의 9개 공기업중 2012년 경영평가등급이 C이하 인곳은 석유공사(E), 광물자원공사(E), 중부발전(C) 한국전기안전공사(C) 한국광해관리공단(C) 등이다. 이중 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 중부발전 사장은 취임이 2012년 7~8월이어서 2012년 기관평가 부진의 책임을 모두 묻기는 어려운 면은 있다. 그리고 박철곤 전기안전공사 사장의 2012년 기관장 평가는 B다.

그러나 기관평가 C인 광해관리공단은 2012년 기관장평가에서도 C를 받았다. 아울러 광해관리공단 전 사업본부장과 전 지사장이 광해방지공사를 진행하며 관련업체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최근 재판에 넘겨졌다.

arg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