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가계실질소득 0.5% 늘어, 두분기 연속…지출은 5.2%↑

소득 늘었지만 고물가에 지출 더 늘어…6분기째 가계 흑자 감소
월평균 가처분소득 404만원, 이자비용 20% 늘며 두 자릿수 증가

(통계청 제공)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지난해 4분기 가구의 실질소득은 증가했지만, 고물가로 인해 지출이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의 흑자액이 줄어들면서 실질 가계수지는 6개 분기 연속 악화됐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4분기 가구당 평균 소득은 502만4000원으로 2022년 4분기 대비 3.9% 늘었다.

근로자들의 임금을 나타내는 근로소득은 1.5%, 자영업자 등의 사업소득은 1.6% 늘었으며, 정부보조금·연금 등 이전소득은 17.7% 늘었다. 부모급여 시행, 연금 지급액 상승 등으로 공적이전소득이 20.2% 증가했다.

지급 보험금, 경조 소득 등 비경상소득은 3.9% 늘었다.

물가 상승률 등을 반영한 실질 소득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0.5%로 집계됐다. 근로소득(-1.9%), 사업소득(-1.7%) 등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가계지출은 381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늘었다. 소비지출은 5.1%, 비소비지출은 5.6% 각각 증가했다.

품목별로 월세 등 실제 주거비가 12.3% 오르면서 주거·수도·광열은 9.5% 늘었다. 보건(9.2%), 오락‧문화(12.3%), 음식·숙박(4.3%), 의류·신발(4.2%), 가정용품·가사서비스(11.4%) 등도 함께 올랐다.

반면 통신(-4.3%), 주류·담배(-2.8%) 등의 지출은 줄었다.

세금, 사회보험료, 가구 간 이전 등을 뜻하는 비소비지출은 5.6% 늘었다. 이자비용(20%), 사회보험료(6.5%) 등이 오른 영향이다.

명목 소비지출은 늘었지만, 물가상승 영향으로 실질 소비지출은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실질 가계지출은 1.7% 늘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차감한 처분가능소득은 404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고 흑자액은 121만원으로 0.1% 늘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의 구성 비율을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70.1%로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p) 올랐다.

그러나 물가 상승을 감안한 실질 흑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 지난 2022년 3분기부터 6분기 연속 감소세다.

소득 5분위별로는 모든 분위에서 소득이 늘었다. 1분위 가구월평균소득은 117만 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늘었다. 5분위 가구는 1080만4000원으로 3.6% 증가했다.

소비지출은 1분위에서 128만3000원으로 1.6% 감소했다, 반면 5분위는 491만 2000원으로 7.9% 증가했다.

소득분배를 보여주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 집계한 소득 5분위 배율은 5.30배로 전년 동기 대비 0.28배p 줄었다. 5분위 배율이 줄어들면 1분위와 5분위의 격차가 줄어들어 분배가 개선됐다는 의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가계소득은 양호한 고용흐름 지속 및 사회안전망 확충 등으로 근로소득·사업소득·이전소득이 모두 증가해 총소득이 3.9% 증가했으며, 실질소득도 0.5% 증가했다"며 "취업자 증가, 국민·기초연금 수급액 상승 등으로 근로소득·이전소득이 증가해 모든 분위에서 총소득이 증가했지만, 1·5분위의 경우 원자재 등 사업비용 증가로 사업소득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소득·분배가 지속 개선될 수 있도록 성장과 사회이동성 선순환 구현을 위해 지속 노력하는 한편, 물가 등 민생안정에도 총력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