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김동철 한전사장 "전기요금 인상 송구, 자구안 성실히 이행"

"인재개발원 부지 1조원·필리핀 태양광사업 500억원 현금화 효과"
한전, 산업용 전기요금 ㎾h당 10.6원↑…자산 매각·인력 효율화 자구안 발표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 2023.10.1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김동철 한국전력공사(015760) 사장이 8일 '산업용 을' 전기요금을 ㎾h당 10.6원 올리는 '전기요금 조정방안'과 직원 1200명 감축 등이 담긴 추가 자구안을 발표했다.

김동철 사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해 국민들께 부담을 줘서 송구스럽다"며 "기존 자구안에 이어 서울 노원구 인재개발원 부지, 필리핀 칼라타간 태양광사업 지분, 한전KDN 지분 매각과 인력효율화 등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요금 조정으로 올해 4000억원, 내년 2조8000억원 상당의 요금을 더 걷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200조원의 한전 누적부채가 전력산업 전체를 위협하고 있어 자구안과 요금인상안을 마련했다"고 명분을 밝혔다.

이날 발표한 한전의 추가 자구안은 김 사장이 취임한 지 50여일 만에 발표됐다. 김 사장은 취임 직후 퇴근을 반납하고 집무실에서 수면을 취하면서 자구안 마련에 열을 올렸다.

특히 김 사장은 그간 전기요금 현실화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김 사장은 "5차례에 걸친 전기요금 인상에도 아직까지 원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한전의 자구안만으로는 재무구조를 정상화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발표에 임하기 직전 한전의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인력효율화 등 자구안의 성실한 이행을 강조했다.

한전은 본사조직을 20% 축소하고, 2026년까지 1200여명을 감축하는 인력효율화를 추진한다. 2직급 이상 임원들의 내년도 임금인상분을 전액 반납한다.

사실상 직원들의 임금 삭감은 물론, 인력 감축도 동시에 진행되는 것으로 김 사장은 노조와 협의를 통해 자구안을 이행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구안과 물가 상승률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요금 인상안을 마련했다"며 "국민들의 이해를 부탁드린다"며 고금리·고물가 시대에 요금 인상으로 인한 부담 상승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한전의 누적부채가 심화되며 한전채 발행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만큼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과 자구안을 통해 자금난을 다소 해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김동철 한전 사장과의 일문일답.

-지난번에 이어 상당한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했다. 어느정도 효과가 예상되는지.

▶(한전 관계자)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인재개발원 부지 매각으로 1조원, 필리핀 칼라타간 태양광사업 지분 매각을 통해 500억원 상당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력효율화는 인건비 절감이 기대되지만 연차별 인원 등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 마련이 필요하다. 한전KDN 지분은 20% 정도 매각하려는 것으로 정확한 자산가치를 평가받기 위해 상장부터 추진하려고 한다. 다만 시장에서의 평가가 어떨지 몰라 추정치를 말하기는 어렵다. 발전자회사 통폐합 등의 계획은 검토한 바 없다.

-추가적인 해외사업 매각 계획이 있는지.

▶(김동철 한전 사장)한전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 발전사업들은 현지 투자자들과 여러가지 옵션으로 묶여 있어 팔기 어렵다. 한전이 보유한 해외사업 중 추가 매각은 없다고 보면 된다. 필리핀 해외본부는 다른 국가로 이전하려고 한다.

-이번 요금 조정으로 생기는 수익은 얼마인지.

▶(김 사장)이번에 요금이 조정된 산업용 을의 전력사용량은 전체의 49%에 달한다. 전력사용량이 많은 만큼 올해 4000억원, 내년에는 2조8000억원 상당의 요금 추가 징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압A는 월200만원, 고압 B는 2억5000만원, 고압C는 3억원 가량 추가로 요금을 납부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평균으로는 431만원으로 추산된다.

-인력을 대규모로 줄이게 되면 첨단산업 전력망 구축, 송변전망 확충 등에 차질을 빚는건 아닌지.

▶(김 사장)인력감축은 자동, 무인화 등을 통한 인력 효율화에 있다. 본사 인원이 20% 축소되는 만큼 인력이 효율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분야 등 부족한 인력들은 회사가 어려워도 지속적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