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날 '원전‧수출' 현장 찾은 산업장관…에너지전환 드라이브 시동

방문규 장관 새울원전·부산항 찾아 "원자력 생태계 회복, 수출 불쏘시개 역할"
김동철 한전 사장도 같은 날 취임 "원전 중심 에너지 글로벌 기업 탈바꿈"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2023.9.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방문규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0일 취임과 동시에 원전·수출 최일선을 찾았다. 원전 생태계 조기 회복과 수출 확대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행보로 보인다. 같은 날 산업부 산하기관 중 에너지 분야를 책임지는 한국전력공사(015760) 사장에는 김동철 사장이 취임, 윤석열 정부가 에너지정책 전환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채비를 갖췄다.

방 장관은 이날 취임 후 첫 행보로 새울 원자력 본부와 부산 신항을 찾았다.

이번 방문에서 방 장관은 "탈원전 복원, 원전산업 생태계 정상화를 산업부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새울원전은 UAE 바라카 수출의 모델 원전인 APR1400이 국내 최초로 운영 중인 곳이다. 기존 1·2호기에 이어 3·4호기도 건설 중에 있다.

방 장관은 현장을 둘러본 후 원전 업체들과 간담회를 갖고 원전 생태계의 조기 정상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약속했다.

그는 원전기업에 선금 지급, 수출보증지원제도·특별금융자금 신설 등과 투자세액공제 확대 등도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방 장관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서도 원전 생태계 회복을 강조했다.

이날 방 장관은 "탄소중립과, 공급 안정성, 경제성을 고려한 에너지 믹스를 추진하겠다"며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원전의 생태계 복원을 조기에 완성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 탄소포집저장(CCUS), 수소 등과 함께 새로운 에너지 신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또 방 장관은 부산 신항을 찾아 수출 반등을 강조했다.

부산항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의 63%를 처리하는 국내 최대 수출입항으로 150개국 500개항과 연결돼 있다.

방 장관은 "무역수지가 지난 6월 이후 3개월 연속 흑자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은 지난해 10월 이후 계속 어려운 상황"이라며 "글로벌 경기 위축, 미·중 무역마찰, 공급망 재편 등 대외여건은 엄중하지만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 반드시 수출 반등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 장관은 "하반기 수출 반등을 위해 불쏘시개 역할을 하겠다. 향후 수시로 최일선의 수출 상황을 점검해 나갈 것"고 강조했다.

그는 연말까지 최대 182조원의 무역·수출금융을 공급하고, 기계부품·의료기기·뷰티 등의 글로벌 전시회, 인도·중남미 등의 신시장 개척을 위한 무역사절단 파견 등 단기 수출 성과를 올리겠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또 자동차·항공·반도체 등의 산업에서 우리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편입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 (한전 제공) 2023.9.20/뉴스1

또 이날 김동철 한전 사장도 취임, 신재생·원전 중심 에너지 글로벌 기업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하는 동시에 경영혁신과 내부개혁 특단 조치를 통해 전기요금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나주 한전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1990년대 한전은 시가총액 압도적 1위의 국내 최대 공기업이었는데, 지금은 사상 초유의 재무위기로 기업 존폐를 의심받고 있다"며 "전무후무한 위기 앞에서 모든 원인을 외부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 한전 스스로의 냉철한 반성은 없이 위기 모면에만 급급한다면 위기는 계속되고 한전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자성했다.

이어 "한전은 지금의 절체절명 위기 앞에서 환골탈태해야 한다. '제2의 창사'라는 각오로 결연하게 나아가야 한다"며 "전기요금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춰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총수익의 30% 이상을 국내 전력판매 이외의 분야에서 만들어 국제무대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글로벌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청사진을 내놨다.

김 사장은 이를 위한 방안으로 △에너지 플랫폼 사업 등 신산업 확장 및 그린수소·수소암모니아혼소 기술·에너지효율 향상 기술 등 신기술 집중 육성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적극 추진 △원전 생태계 복원 및 원전 수출 강국 회복 등을 제시했다.

김 사장은 전기요금 현실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다만 요금 인상의 전제로 내부 혁신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부여당과 보조를 맞췄다.

방 장관과 김 사장 모두 원전 복원과 수출 등 에너지 정책의 변화를 강조하며 윤 정부의 원전 생태계 회복은 더욱 박차가 가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는 2035년까지 에너지신산업 수출 3배 달성, 10개 유망품목의 글로벌 탑3 진입을 목표로 원전·수소·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신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지난 19일에도 산업부는 '2023 원자력 생태계 박람회'를 열고 신한울 3·4 보조기기 1조9000억원, 수출일감 8000억원 규모의 발주계획을 발표했다. 8000억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루마니아 삼중수소제거설비 사업의 기자재가 다음달부터 발주될 예정이어서, 원전 생태계 회복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