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지원 '총력'에도 적자 여전…"對중 무역 지형 구조적 변화"

4월1~20일 무역수지 41억달러 적자…수출감소로 14개월 연속 적자 유력
"중국 기술력 높아져 점점 수출 어려워질 것…선진국 수요 감소도 악영향"

인천광역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세종=뉴스1) 최현만 기자 = 정부가 원스톱 수출·수주 지원단을 운영하는 등 수출 반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무역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기대감을 표현하기보다는 대(對)중국 무역 지형의 '구조적 변화'를 언급하는 등 수출 반등이 쉽지 않은 과제임을 시사했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20일 수출은 32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은 365억달러를 기록해 무역 적자는 41억달러로 집계됐다.

4월도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한다면 14개월 연속 적자다. 특히 수출은 지난 3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했다.

정부가 수출 개선에 총력을 다해왔으나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게 된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원스톱 수출·수주지원단을 운영해왔다.

원스톱 수출·수주지원단은 민관합동 상시 지원체계를 구축해 수출 현장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402건의 수출 애로를 접수해 320건의 애로를 해소했다. 지원단은 수출을 위한 제도 개선에도 나서고 있으나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직 이렇다 할 수출 반등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조속한 수출 반등을 위해 모든 정책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에 유리했던 대중국 무역지형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구조적 변화' 언급도 나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추 부총리는 전날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거래에서 단기적 요인과 구조적 변화가 결부되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현재까지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다"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산업 경쟁력이 더이상 중국보다 우리나라가 더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지난 2021년에 발표한 '한·중 수교 30주년 무역구조 변화와 시사점'에 따르면 2011년부터 10년간 양국의 산업 경쟁관계를 분석한 결과 중고위기술 및 첨단기술 산업의 경우 우리나라의 '상대적 경쟁우위'에서 '경합'으로 변화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추 부총리는 미국 뉴욕에서 지난 10일(현지시간) 한국 특파원들을 만나 중국의 경제회복이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한국이 중국과의 교역에서 많은 흑자를 보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때 우리나라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은 중국이었으나 지난해 그 자리는 베트남(342억5000만달러)이 차지했다. 베트남에 이어 미국(280억4000만달러), 홍콩(257억9000만달러), 인도(99억8000만달러), 싱가포르(98억6000만달러) 등 순이다.

최대 무역국인 중국은 12억5000만달러로 22위를 기록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의 기술력이 높아지고 있고 무역수지 흑자를 늘리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산업의 기술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기업 투자에 여러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며 "기업들이 뛰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중국에서 기록한 무역수지 적자 폭을 미국 등 선진국에서 메울 필요가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아시아 경제 전망 당시 한국 경제를 담당한 요틴 진자락(Yothin Jinjarak)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선진국들의 수요 약화가 한국 경제 성장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캐나다, 일본, 우리나라, 홍콩 등이 포함된 선진국 그룹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3%로 내다봤다.

다만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조만간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있고 정부의 정책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날 수 있는 만큼 하반기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진자림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해제 정책의 긍정적인 효과가 조만간 나타날 것"이라며 여러 악조건에서도 수출이 점차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chm646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