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세계최대 반도체 클러스터…6대 첨단산업에 550조 투자한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등 '국가첨단산업 육성전략' 공개
R&D·인재양성·지역특화·세액공제·규제개선·통상대응 강화 등 방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만나 웨이퍼에 서명하고 있다. 이 웨이퍼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 예정인 3나노미터(nm·10억 분의 1m) 공정 웨이퍼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세종=뉴스1) 심언기 기자 = 정부가 핵심 첨단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대대적 투자 및 투자여건 조성에 나선다. 수도권에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14개 지방에 국가산단 후보지를 선정해 '국가첨단산업벨트'를 구축하는데 총 300조원 규모의 자금을 집중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기업은 반도체(340조원), 디스플레이(62조원), 이차전지(39조원), 바이오(13조원), 미래차(95조원), 로봇(1.7조원) 등 6대 첨단산업에 2026년까지 5년간 550조원을 투자하고, 정부는 △초격차 기술력 확보 △혁신인재 양성 △지역 특화형 클러스터 △튼튼한 생태계 구축 △투자특국(投資特國) △통상역량 강화 등 6대 국가 총력 지원 과제 추진으로 이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날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사회부총리, 산업·국토·중기·과기·농림·환경 장관, 금융위원장, 국조실장과 첨단산업 관련 국내 기업, 협·단체, 학계·연구계, 공공기관 등 9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5일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가첨단산업 육성전략 및 국가첨단산업벨트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세계 최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수도권에…5년간 민간투자 550조원

이날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도하는 '국가첨단산업 육성전략'과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국가첨단산업벨트 조성계획' 두 안건을 테이블 위에 올려 집중 논의했다.

국가첨단산업 육성전략은 국가와 기업의 성장 엔진이자 경제안보를 위한 전략자산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 △미래차 △로봇 등 6대 핵심산업의 투자·육성에 초점이 맞춰진다. 총 550조원의 민간 투자와 정부의 6대 총력과제 지원으로 첨단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핵심 첨단산업별 핵심 추진 내용을 살펴보면, 반도체의 경우 '세계 최대 클러스터와 유기적 생태계로 압축 도약'을 비전으로 신규 국가산단을 포함한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의 큰 그림을 그렸다. 2042년까지 300조원 규모로 단일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경기도 내에 조성할 계획이다.

기흥, 화성, 평택, 이천 등 기존 생산단지에 더해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Fab) 5개 구축과 국내외 우수한 소부장, 팹리스 기업 등 최대 150개를 유치해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가 구축되면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로 거듭 날 것으로 기대된다.

'메모리-파운드리-디자인하우스-팹리스-소부장' 등 반도체 전 분야 밸류체인이 집적된 클러스터에서 기업, 연구소, 대학 간 공동 기술개발과 실증사업을 수행하고, 우리 팹리스가 개발한 반도체의 생산을 지원하면 반도체 생태계 경쟁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이란 구상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AI반도체용 4나노 공정, 차량·가전 반도체용 레거시 공정의 개방을 대폭 확대하고, 우수한 팹리스의 시제품 제작과 양산을 집중 지원해 매출 1조원 팹리스 10개를 육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아울러 전력, 차량용, AI 반도체 등 차세대 유망 반도체 핵심기술 개발에 2030년까지 3.2조원의 대규모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미세공정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중요성이 높아진 첨단패키징 분야에 24조원 규모의 생산·연구거점 민간 투자와 3600억원 규모의 정부 기술개발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세계 1위 탈환'을 위해 '국가전략기술' 지정과 투명, 확장현실, 차량용 등 3대 유망분야 실증을 세부과제로 선정했다. 이차전지는 2030년까지 세계 1위 도약을 목표로 민·관 투자 20조원과 핵심광물 관련 글로벌 광물지도·수급지도 제작을 추진한다. 바이오 분야는 제조역량 확충을 위한 민간투자 밀착 지원과 현장수요 맞춤형 인재양성에 방점이 찍힌다.

아울러 정부는 전기차 생산규모를 현재의 5배로 확대하는 한편 '미래차전환특별법' 제정으로 미래차 글로벌 3강 도약을 뒷받침할 방침이다. 첨단로봇 산업분야의 육성을 위해선 규제개선·실증으로 로봇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고,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민·관이 2조원의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6대 첨단산업별 육성전략 핵심내용

◇'R&D컨트롤타워·인재양성·지역특화 클러스터·세액공재·규제완화' 패키지 지원

이같은 국가첨단산업 육성전략 청사진을 발표한 정부는 △초격차 기술력 확보 △혁신인재 양성 △지역 특화형 클러스터 △튼튼한 생태계 구축 △투자특국(投資特國) △통상역량 강화 등 6대 국가총력 지원과제를 선정해 구체적 지원 구상도 공개했다.

우선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위해 최첨단 연구설비가 집적된 '한국형 IMEC'를 구축할 계획이다. 96개국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하고 최첨단 공정을 보유한 벨기에 소재 반도체 연구·인력양성 센터 IMEC에 버금가는 첨단산업 연구개발 컨트롤타워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양자, AI 등 12대 국가전략기술 R&D에 5년간 총 25조원을 집중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혁신인재 양성을 위해선 이공계 우수 인재를 선발해 해외연수를 지원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산업계와의 적극적 소통을 위해 해외 우수인재 유치를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 확대 방안도 이날 집중 논의됐다.

지역 특화형 클러스터 구축 과제의 경우 이번에 지정된 15개 국가산단 외에도 올해 안에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소부장 특화단지 △기회발전특구 등을 신규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튼튼한 생태계 구축 과제는 최첨단 기술과 설비를 갖춘 핵심 생산시설인 마더팩토리(Mother Factory)는 국내에 구축하고,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양산 공장은 해외에 조성하는 '마더팩토리' 전략에 방점이 찍힌다. 안정적 첨단산업 성장을 위해 핵심 소부장의 국내 생산을 확대하고, 특정국 의존도는 완화하는 '산업공급망 3050' 전략을 곧 마련해 공개할 예정이다.

투자특국 과제의 핵심은 세액공제와 규제·인허가 제도 개선 등 투자환경 조성이 핵심이다. 투자세액공제율을 대폭 상향하고 전력, 용수 등 필수 인프라 구축에 올해 1000억원을 지원한다. 규제와 인허가 제도 등은 경쟁국 수준으로 장벽을 낮추는 '글로벌 스탠다드 준칙주의'와 인허가 타임아웃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정부는 국내외 중장기 전략투자를 수행할 '국가투자지주회사' 설립도 검토 중이다.

통상역량 강화 과제는 최근 심화하는 글로벌 자국우선주의 대응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와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등을 통해 우호국들과 협력채널을 구축하면서 글로벌 규범 설정에 우리 국익을 반영하는게 목표다. IRA, CBAM과 같은 자국 우선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기업과 학계·법조계·연구계 전문가들과도 긴밀히 소통하며 협상에 임할 계획이다. 또한 첨단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산업기술보호법' 개정도 예고하고 있다.

산업부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은 미래 먹거리이자 경제안보를 좌우하는 전략자산"이라며 "첨단산업 초강대국 도약을 위해 6대 국가 총력 지원과제를 중점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