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전력수요 최저 전망…'원전 28기 분량' 태양광 과잉에 당국 골치

수요 줄지만 태양광 이용률은 연중 최고…맑은날-흐린날 편차 20.5GW
전력당국, 발전소 정비일정 조정 및 출력제어 등 전방위 조치 시행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전광판에 전력 수급 현황이 나오고 있다. 2023.8.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세종=뉴스1) 심언기 기자 = 올 봄철 전력수요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력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급격한 태양광 발전 증가로 전력과잉 등 공급 편차가 커지면서 계통 안정화를 위해 언제든지 발전원별 출력제어가 가능하도록 만반의 준비에 돌입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이호현 에너지정책실장 주재로 한전, 전력거래소, 에너지공단, 한국수력원자력, 서부발전 등 발전공기업과 민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력망 혁신 전담반(TF)' 회의를 개최했다.

전력당국은 올해 봄철 전력계통 안정화 대책을 수립하고, 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을 3월 23일부터 6월 2일까지(총 72일) 지난해 보다 1주일 확대·운영한다. 전력당국은 선제적으로 전력계통 안정화 조치를 이행한 후 계통 안정화를 위해 불가피한 경우에는 출력제어를 검토·시행하기로 했다.

전력당국이 봄철 수급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수요와 공급의 불안정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안정적 전기공급을 위해선 특정 주파수(국내 정격치 60Hz) 실시간 유지가 관건이다. 주파수가 정격치를 벗어나게 되면 고장을 유발해 정전으로 이어진다.

2020년 이전까지는 동·하계 냉난방 수요 증가에 대비한 공급에 전력관리의 초점이 맞춰졌으나, 최근에는 봄·가을철 '저(低)수요·고(高)발전'이 현안으로 대두됐다. 가스, 화력, 원전 등 예측가능성이 높은 과거 발전원과 달리 태양광 발전 급증으로 공급이 들쑥날쑥해 지며 전력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3년 1.0GW였던 태양광 설비는 2023년 원전 28기에 달하는 27.9GW까지 증가했다. 태양광 이용률은 연중 봄철이 가장 높지만, 전력수요는 봄철에 급락해 수급관리 난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태양광 이용률은 맑은날은 89%, 흐린날은 18% 수준까지 편차가 71%p에 달하며 날씨에 따라 20.5GW의 공급량 유동성을 보인다.

이에 따라 전력당국은 올해 봄철 전력계통 안정화를 위해 △주요 발전기 정비 일정 조정 △미세먼지 저감을 고려한 석탄단지 운영 최소화 △공공기관 자가용 태양광 운영 최소화 △수요자원(DR) 활용 등 안정화 조치를 준비 중이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에도 계통 불안정성이 심화될 경우 발전원별 순차적인 출력 제어에 돌입한다. 상대적으로 출력제어가 쉽고 연료비는 높은 석탄과 LNG 발전을 먼저 출력제어하고, 보다 더 많은 출력제어가 필요한 경우 원전과 연료전지, 바이오, 태양광, 풍력 등 모든 발전원이 출력제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호현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은 "선제적인 조치를 통해 봄철 출력제어 발생확률을 시간 기준 2.7%에서 1.3%로 줄일 수 있었다"며 "계통 안정화를 위해 불가피한 출력제어를 실시할 경우 모든 발전사업자들의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향후 봄·가을철 공급과잉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발적 출력제어 서비스 시장 개설 등 계통 안정화 조치 과정에서 전력시장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