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2%대 회복해도…소비·투자 부진한 '반쪽' 우려

KDI, 올해 성장률 전망 2.2% 유지에도…소비·투자 전망 하향
美 경기 활황에 '내수 부진 원인' 고금리 계속…고용시장도 어려워

24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4.1.2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올해 반도체 등 수출 회복으로 경제성장률이 2%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되지만, 내수는 지난해보다도 부진해 반쪽짜리 회복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전날(14일) '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과 같은 수치다.

이는 정부 전망치(2.2%)와 같은 수준이다. 최근 한국은행(2.1%), 국제통화기금(IMF·2.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2%) 등 국내외 기관의 전망치는 2%대 초반으로 수렴하는 양상이다.

KDI는 이번 수정 전망에서 전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3.1%p 높여 잡았다. 특히 중국경제는 부동산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부양책으로 경기 둔화가 완만한 속도로 진행돼 성장률 전망을 기존 4.2%에서 4.6%로 0.4%p 상향 조정했고, 미국의 성장률도 1.5%에서 2.1%로 0.6%p 대폭 높여 잡았다.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 상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은 유지한 것이다. KDI는 지난해 1.4%에 그쳤던 경제성장률이 올해 2.2%로 잠재성장률(2%)을 소폭 웃도는 완만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봤지만, 내수는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소비와 투자의 경우 전망치를 기존 대비 하향 조정했다.

KDI는 올해 민간 소비의 경우 상품 소비 증가세가 둔화된 점을 고려해 기존(1.8%)보다 0.1%p 내린 1.7%의 증가율을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1.8%)보다도 낮은 것이다.

이에 따라 총소비 증가율 전망치도 기존 1.8%보다 0.2%p 낮은 1.6%로 낮췄다. 이 역시 지난해(1.7%)보다 낮은 수치다.

투자도 부진할 것으로 봤다. 특히 건설투자는 기존 전망(-1.0%)보다 감소 폭이 확대돼 1.4%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 투자(2.3%)와 지식재산생산물투자(2.6%)도 기존 대비 전망치가 각각 0.1%p, 0.2%p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총고정투자 증가율은 0.6%로 기존 전망(0.9%) 대비 0.3%p 낮아졌다.

다만 최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세가 강한 만큼 전망치를 4.7%로 기존(3.8%) 대비 0.9%p 대폭 올렸다. 내수 부진에도 성장률 전망치는 유지한 이유다.

몇년간 부진했던 수출 회복에도 불구하고, 소비·투자 등 내수는 여전히 부진해 '반쪽짜리 회복'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내수 부진의 주된 원인은 고금리인데, 올해 고금리가 꺾이기는 쉽지 않아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민간 소비에서 상품 소비와 서비스 소비가 둘 다 안 좋은 상황이며, 그중에서도 특히 상품 소비가 더 안 좋은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은 고금리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흔히 관찰될 수 있는 부분이다. 고금리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올해에는 민간 소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특히 미국의 양호한 성장률은 우리나라의 수출에는 긍정적이지만, 조기 금리인하 기대를 약화시켜 내수에는 더욱 안 좋은 신호가 될 수 있다.

내수 부진에 따라 올해 고용시장 여건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내수 전반이 안 좋기 때문에, 지금 고용시장의 수요 측면에서 보면 대부분 산업에서 안 좋다"며 "특히 고용과 밀접한 제조업은 수출 개선 때문에 반등 가능성이 있지만, 서비스업은 계속 둔화될 전망"이라고 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