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일주일새 1.4배 증가 '최고치'…"백신 꼭 접종해달라"
호흡기감염병 '비상'…코로나19 등도 증가세
"아동, 청소년층 유행 주도…1~2주 후 정점 지날 것"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인플루엔자(계절독감)가 예년 대비 크게 유행하는 가운데 코로나19와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HMPV) 등 다양한 호흡기 감염병 환자 수 역시 증가하고 있어 보건당국이 마스크 착용 등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9일 제3차 호흡기감염병 관계부처 합동대책반 회의를 주재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인플루엔자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예년 대비 한달 정도 늦게 유행이 시작됐다. 질병청은 지난해 12월 20일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지 청장은 "그간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이 지역사회 내 많고, 지난해 10월 이후 연말까지 기온이 예년보다 높다가 최근 갑자기 떨어진 점, 현재 인플루엔자 2가지 유형 A(H1N1), A(H3N2)의 동시 유행 등으로 유행주의보 발령 이후 환자 수가 최근 크게 증가했다"고 했다.
올해 첫째주(2024년 12월30일~2025년 1월5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수는 1000명당 99.8명으로 지난주 73.9명보다 약 1.4배 증가했다. 이는 호흡기 표본감시체계가 구축된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모든 연령대에서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으나, 13세에서 18세 사이 청소년층에서 1000명당 177.4명, 7~12세 연령층에서 161.6명으로 학령기 아동 청소년층 전파가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지 청장은 "의원급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수의 증가와 함께 표본감시기관의 입원환자수도 작년 연초 동기간 대비 1.8배 정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1~2주 이후 유행의 정점을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최근 4주간 증가세가 확인되고 있다. 올해 첫째주 입원환자는 131명으로 지난해 50주 기준 46명에서 3배 가까이 늘었다. 지 청창은 "이 추세라면 코로나19도 1월엔 환자 수가 지속 증가해 동절기 유행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은 최근 9주간 지속 증가하다가, 지난주 소폭 감소했다. 올해 첫째주(578명) 환자수는 지난 해 동기간(431명) 대비 약 34.1% 높은 수준이다. 특히 최근 4주간 RSV 입원환자 중 0~6세가 77.4%로 확인됐다.
중국 등지에서 증가하고 있는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HMPV)의 최근 4주간 검출률은 다소 증가했다. 그러나 국내외에서 아직 예년보다 큰 유행 등 특이 동향은 관찰되지 않아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지 청장은 설명했다.
지 청장은 또 "최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수를 연령대 별로 살펴보면, 백신 접종률이 높은 65세 이상 어르신의 경우 인플루엔자 의사환자수가 1000명당 35.1명인데 비해 접종률이 저조한 12세 미만 소아는 112.5명으로 큰 차이가 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백신 접종이 인플루엔자 감염 예방에 확실하게 효과가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며 "어르신, 임신부, 12세 이하 어린이들은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지금이라도 인플루엔자 백신접종에 꼭 참여하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지 청장은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조기 치료를 위해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으실 것을 당부드린다"며 "발열,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마스크를 쓰고, 증상이 심할 때는 출근이나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 방문을 삼가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호흡기 감염증에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를 팬데믹에 대비해 충분한 양을 비축하고 있다"며 "의약품 수급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며 필요시 정부 비축분 일부를 시장에 공급해 의료현장에서의 항바이러스제 처방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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