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문의 1729명 사직…의정갈등 이후 2배 늘었다
필수의료·비수도권 이탈 가속…지방대 병원 대규모 채용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증원 발표 이후 전공의들이 대거 의료현장을 떠난 뒤로 병원을 그만 둔 전문의도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급의학과와 신경외과 등 필수의료 분야 진료과와 지방 병원의 전문의 이탈이 빨랐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10월 전국 88개 수련병원에서 사직한 의대 교수 등 전문의(전임의 제외)는 1729명이었다.
그 보다 1년 전인 2023년 같은 기간(3~10월) 그만둔 전문의가 865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2배 늘어난 셈이다. 88개 수련병원 전문의는 2023년 10월 2만524명에서 지난해 10월 2만331명으로 소폭 줄었다.
전문의들의 사직 이유는 늘어난 업무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뒤 의대 교수 등 수련병원 전문의들은 전공의 업무 공백을 메우는 일에 매진했다. 내과 등 환자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진료과는 낮 외래진료에 야간 당직까지 맡게 됐다.
의대증원으로 촉발된 의료공백 사태가 1년 가까이 이어지며 과로 등 업무 부담과 번아웃을 호소하는 의료진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의들은 근무 환경이 상대적으로 좋은 병원이나 동네 의원으로 옮기고 있다.
특히 필수의료 분야 전문의들의 이탈 속도가 빨랐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지난 2023년 3~10월 38명 사직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47명이 떠났다. 같은 기간 사직한 신경외과 전문의는 20명에서 81명으로 늘었다.
지방 수련병원 상황도 좋지 않다. 세종 소재 수련병원의 사직 전문의는 2023년 3~10월 8명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69명으로 증가했다. 광주 병원의 사직 전문의도 2023년 10명에서 지난해 51명으로 늘어났다.
전문의를 다수 채용하는 시기인 2월이 되면 의사 인력이 더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필수의료 과목이나 지방 병원의 인력난은 심해질 수밖에 없다.
일부 지방대 병원은 교수들이 잇따라 사직해 현재 대규모 채용을 준비 중이다. 경상국립대병원은 임상·진료 교수와 촉탁의 등 150여 명가량 채용 공고를 낼 계획이다. 강원대병원도 의사 71명에 대한 채용에 나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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