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환자, 차 타고 30분 내 병의원 갈 수 없는 동네 '20곳'

"만성질환 진료도 접근성 격차…균형있게 배치돼야"
서울 성동 접근성 우수…인천 중구, 전북 군산 열악

서울의 한 병원 접수창구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4.6.1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당뇨병 환자가 차를 타고 30분 안에 병의원을 방문하기 어려운 읍면동 지역이 전국 20군데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에 대해서도 지역 간 의료 접근성의 불평등이 해소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김창엽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이 같은 내용의 '당뇨병 진료 기관의 공간적 접근성: 지역 간 불평등 분석을 중심으로' 연구 결과를 보사연 학술지 보건사회연구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기준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16.7%로 그 규모는 526만 명에 달한다. 당뇨병은 초기 진단과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한 질환 중 하나다. 연구팀은 "당뇨병 진료 기관에 대한 공간적 접근성을 전국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 계기를 설명했다.

연구팀이 파악한 선행 연구들은 일차 의료의 취약지역 선정을 위한 임계거리를 차량 이동 시간 30분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지난 2015~2019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제2형 당뇨병 청구자료를 활용해 환자 거주지역과 진료 기관 간 거리 등을 산출했다.

그 결과, 이동 시간 30분 이내에 당뇨병 진료 기관이 없는 읍면동은 총 20개 지역이었다. 해당 읍면동은 인천 중구·강화, 경기 연천, 강원 삼척·홍천·정선·양구·인제, 전북 군산, 전남 고흥, 경북 김천·안동·문경·울진, 경남 거창 총 15개 시군구에 속했다.

ⓒ News1 DB

접근성 상위지역에는 서울 성동·강남·중구가 포함됐다. 연구팀이 접근성 지수를 비교한 결과, 상위지역과 하위지역 간에 약 5배 차이가 났다. 연구팀은 "앞으로는 환자 간 의료기관까지의 이동 거리 비교, 당뇨병 관리와의 관계를 밝혀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시도별 비교 결과 서울, 부산, 대구, 광주는 지역 내 의료기관의 접근성이 비교적 평등한 반면 강원, 경북은 지역 내 의료기관 접근성이 불균등했다. 이는 당뇨병 환자 수에 따른 적절한 의료자원이 지역별로 제공되기 어려웠음을 의미했다.

연구팀은 "향후 일차 의료분야 의료 취약지에 정확한 기준과 개념이 필요하다. 한국에서는 일차 의료서비스를 얼마나 어떻게 공급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 자체가 부족하다"며 "분석 지표를 도출하고, 격차를 모니터링할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접근성 낮은 지역을 확인하고, 추가 자원을 투입하거나 다른 정책적 개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지역 간 보건의료서비스의 형평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연구 대상에서 제주도 같은 섬 지역은 제외했다. 일부 읍면동에 의료기관 자체가 없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또 다양한 요인에 따라 이동 수단이 결정될 수 있는 만큼 자동차 외 이동 수단은 고려하지 못했다고 한다.

끝으로 연구팀은 "지역 주민들이 지역 내 의료기관을 선호하고 방문하는지 아니면 접근성 문제로 다른 지역 의료기관을 이용하는지 등에 대해 고려하지 못했다"며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