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3일 진통제 처방, 물리치료만 1216번…의료 남용 대책 마련해야"

심평원 '의료과다이용 실태 분석 및 대책 마련 토론회'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의료과다이용 실태 분석 및 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 토론회'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70대 여성 A씨는 통증, 신경통 등을 이유로 일년 365일 중 292일 동안 병의원을 1216차례 방문해 물리치료를 받았다.

#50대 남성 B씨는 일년에 이틀을 제외하고는 매일 병의원을 방문해 진통제인 트리마돌주를 처방받았다. 그가 병의원을 방문한 횟수는 약 2249회에 달하는데, 어떤 날은 하루에 11회 병의원에 들러 약을 처방받기도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한 '의료과다이용 실태 분석 및 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연간 병의원을 150~365회 찾아 외래진료를 받은 환자들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가 보고됐다. 그 결과 이용자의 91%는 물리치료를 받았는데, 가장 많이 방문한 사람은 병의원을 356회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용자의 절반은 신경차단술을 받았는데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은 670회 가량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진현 서울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은 토론회의 발제는 박정혜 심사평가원 심사운영실 실장과 지영건 차의과대학교 교수가 맡았다.

박정혜 실장은 "우리나라 다빈도 외래 사례를 보면 환자들이 여러 기관을 다니며 동일한 치료를 중복․반복해서 받는 경향을 보이며 이들은 주로 근골격계 치료를 위한 물리치료, 신경차단술, 진통제 투여, CT(영상단층촬영) 과다 촬영 등을 진료받았다"며 "이러한 경우 의료의 오남용으로 부작용, 과다한 방사선 피폭 등 환자 안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영건 교수는 "고비용 치료중심 의료이용이 악순환되고 있다"며 "앞으로 진료단계에서부터 의료기관 간 실시간 진료정보를 제공하는 등 관리방안을 마련하고, 의료를 과다하게 이용할 경우 위해성을 국민에게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강중구 심평원 원장은 "적정한 의료는 국민의 건강을 향상시키지만, 과다한 의료이용은 오히려 건강을 해치게 된다"며 "심사평가원은 정부·국회·의료계와 적극 협력해 의료과다이용 관리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