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복귀' 포고령에 의료계 반발…"파업·현장 이탈 아냐"(종합)

전공의들 "개원가 취업, 어디로 복귀하나…근무 강요는 부당"
의협 대변인 "계엄상황에서도 정상진료 할 것"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사직한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는 등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장기화 되고 있는 3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환자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2024.12.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3일)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가운데 계엄사령부 포고령에 '전공의 등 의료인의 48시간 내 복귀, 위반시 계엄법에 따라 처단한다'는 엄포를 두고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는 4일 입장문을 통해 "사직한 의료인은 과거의 직장과의 계약이 종료되었으므로 '파업 중이거나 현장을 이탈'한 것에 해당하지 않으며, 따라서 해당 항목과는 무관하다"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계엄 선포로 인한 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 의료인은 환자들의 건강을 지키고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인의 권리를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의 반민주적인 행태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한 번 참담함을 느낀다"며 "제가 돌아갈 곳은 없다"고 적었다.

또 "이번 비상계엄으로 인해 무고한 국민들이 다칠 경우, 의사로서 언제 어디서든 최선을 다해 국민들을 치료할 것입니다"며 "독재는 그만 물러나세요"라고 덧붙였다.

최안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도 같은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계엄사령부 포고령 제1호에 언급된 '전공의 포함 파업중인 의료인'에 대한 근무명령에 관하여 현재로선 사직 전공의로서 파업중인 인원은 없다는 것을 계엄사령부에 밝힌다"며 "국민 혼란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의료현장은 계엄상황에서 정상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공의는 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 수련병원에서 전문의가 되고자 수련을 받는 인턴, 레지던트 등을 뜻한다.

대부분의 전공의들은 지난 2월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이후 수련 병원을 떠난 상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11시 기준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 1만 3531명 중 출근자는 1171명(8.7%)에 불과하다.

계엄사 포고령 발표 이후 개원가에 취직한 사직 전공의들 사이에선 복귀 여부 등을 두고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사직 전공의 A 씨는 "수련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후 퇴직금까지 받고 개원가에 취업했다"며 "의료현장에는 계속 있는데 복귀를 어디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 교수 B 씨도 "병원에서 사직 전공의들에 대한 복귀 지침이 내려온 것이 없다"며 "병원과의 계약이 정상적으로 종료된 이상 사직 전공의들에게 근무를 강요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고 했다.

계엄사령부는 제1호 포고령에서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고 했다.

이어 "포고령 위반자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계엄법 제9조(계엄사령관 특별조치권)에 의하여 영장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며, 계엄법 제14조(벌칙)에 의하여 처단한다"고 덧붙였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