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장 보궐선거 5파전…"국민 설득이 답"
오늘 후보 등록 마감…다수 후보 '투쟁' 강조
-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여야의정 협의체가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출범 3주 만에 파행을 맞은 상황에서 제43대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보궐선거가 5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출범을 공식화한 후보자는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강원도의사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주수호 전 의협 회장(미래의료포럼 대표), 최안나 의협 기획이사 겸 대변인(가나다순)이다.
후보자 등록은 전날(2일) 시작돼 3일 오후 최안나 대변인을 끝으로 5인 모두 등록하며 마감됐다. 최종 등록 후보자는 결격 사유 등 심사를 거쳐 이날 저녁 발표된다.
5명의 후보는 모두 전공의, 의대생의 요구를 중시하며 '새로운 의협'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국회와 언제, 어떻게 협의할지 등 방식을 두고서는 입장이 갈린다.
주수호 전 회장과 이동욱 의사회장은 비대위와 마찬가지로 '내년 의대 모집 중지' 없이는 대화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투쟁을 통해 의료계 입장을 관철하려는 '강경파'로 분류된다.
강희경 교수와 김택우 협의회장, 최안나 대변인은 '의협이 달라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며 전공의, 의대생뿐 아니라 다양한 직역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주장한다.
강희경 교수는 그동안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을 맡아 활동하면서 대화를 강조해왔다. 그는 이날 뉴스1에 학생들이 제대로 교육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하며 관계자를 모아 토론회를 열고 입장차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된 임현택 전 의협 회장과 함께 일해온 최안나 대변인은 의협이 전문가 단체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투쟁과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김택우 협의회장은 객관적 의료지표로 정부와 협상하며 의협 중심으로 한목소리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의협 비대위가 전공의와 의대생의 지지를 받으며 강경한 입장을 내고 있어 한 달 뒤 바통을 이어받을 후보자들은 선거기간 동안 비대위의 입장과 크게 다른 의견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 관계자는 "현재 의협 비대위가 전공의, 학생들의 의견을 중시한다고 말한 이상 그 외 다른 발언을 하기 어렵다"며 "12월이 지난 후 어떤 집행부가 들어서냐에 따라 이야기가 또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의대 교수는 "정부가 2월부터 충분히 내년도 인원을 조정할 수 있었지만 9개월이 넘게 시간이 흐르고 나서 2026년도 인원 조정만 가능하다고 한다"고 비판하며 다만 "(의협이) 강경하게 한다고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경험했다"며 "결국 합리적으로, 국민을 설득하는 게 관건"이라고 밝혔다.
의협 회장 보궐선거는 내년 1월 2일~4일까지 치러진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7일부터 이틀간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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