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학회 "'위고비' 오남용 우려 현실로…비만 환자만 사용해야"

"미용 목적 부작용 가능성 커…불법 유통·부작용 모니터링 필요"

16일 서울 강남구 파크약국에서 약사가 입고된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정리하고 있다. 2024.10.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비만치료제 '위고비'에 대한 온라인 불법 유통 등 오남용 우려가 확산되자 대한비만학회가 허가된 범위에서만 사용될 수 있도록 정부에 적극적인 지도와 단속을 요청했다.

비만학회는 23일 "비만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된 시점에 위고비가 출시된 데 환영하지만 미용 목적으로 유통·거래하는 일이 발생하는 등 오남용 우려가 현실화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위고비는 비만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 만들어진 약물로,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라며 "치료 대상자는 체질량지수(BMI) 기준으로 명확히 정해져 있다"고 했다.

학회는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약물 오남용을 줄이고 국민이 안전하게 처방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의사들과 국민들에게도 이 약물의 적응증을 지켜서 치료 대상자인 비만 환자만이 사용하도록 촉구한다"고 전했다.

학회는 위고비를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의사의 지도와 관찰 하에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학회에 따르면 위고비는 뛰어난 체중감량 효과를 보이지만 오심, 구토, 변비, 설사, 복부 팽만감이나 흡인성 폐렴, 췌장염 등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학회는 "비만 치료 목적이 아닌 미용 목적으로 사용했을 때 치료 효과보다는 부작용을 경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국내 출시된 일부 비만치료제들도 미용 목적으로 사용되거나 온라인에서 불법 유통돼 적발되는 등 사회 문제로까지 논란이 확산됐다.

학회는 불법 유통을 철저히 단속하고 부작용에 대해 적극 관찰해줄 것을 정부에 당부했다.

한편, 위고비는 지난 15일 국내에 출시돼 BMI 30 이상인 고도 비만환자나 BMI 27 이상 30 미만이면서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을 동반한 과체중 환자에 처방할 수 있는 약이다.

위고비는 덴마크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에서 개발한 비만치료제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되 소화 속도는 늦추는 글루카곤 유사펩타이드(GLP-1) 유사체 계열 약물이다.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여 체중 감량 효과를 거둔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