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1회 주사로 살이 쏙' 위고비, 오늘 출시…37만원에 공급

주 1회 투여, 68주 만에 14.9% 체중 감량
의료계 "비만 아닌데 쓰이는 일 없어야"

한국노보노디스크 제약이 15일 출시하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아티드' 노보 노디스크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해외 유명인의 체중 감량 비결로 알려지면서 '꿈의 비만약'으로도 불리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15일 국내에 상륙한다. 주 1회 배나 허벅지에 스스로 주사해 살을 뺄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랜 기간 이 약을 기다려온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다만 오남용을 주의해야 한다는 우려 또한 적지 않다.

15일 관련 업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위고비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는 쥴릭파마코리아는 이날부터 병의원과 약국을 상대로 위고비 주문을 받는다. 위고비의 국내 허가권자인 한국 노보노디스크제약은 이날 저녁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출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위고비는 펜 모양 주사 1개를 주 1회, 1개월씩 투여하도록 제조된 전문의약품이다. 0.25㎎, 0.5㎎, 1㎎, 1.7㎎, 2.4㎎ 5개 용량으로 구성돼 있다.

주 1회 0.25㎎으로 시작해 16주가 경과한 뒤 주 1회 2.4㎎까지 단계적으로 증량한다. 권장되는 단계적 증량 용량은 △1~4주차 0.25㎎ △5~8주차 0.5㎎ △9~12주차 1.0㎎ △13~16주차 1.7㎎ △유지용량 2.4㎎이다.

펜 주사기 1개당 공급가는 37만 2025원이다. 하지만 이는 병의원과 약국 공급가인 데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의약품이라 실제 가격은 병의원이나 약국마다 천차만별일 가능성이 크다.

전문의약품인 만큼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위고비는 초기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 또는 BMI가 27㎏/㎡ 이상 30㎏/㎡ 미만 과체중이면서 고혈압 등 1개 이상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처방될 수 있다.

위고비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되 소화 속도는 늦추는 글루카곤 유사펩타이드(GLP-1) 유사체 계열 약물이다. 뇌의 시상하부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여 체중 감량 효과를 거둔다.

국내 출시는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허가를 받은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출시된 해외 각국에서는 약국 체인 등에 위고비의 일부 또는 전량이 제때 공급되지 않는 품귀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아울러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14㎏ 감량한 뒤 비법을 묻는 말에 "간헐적 단식과 위고비"라고 답한 바 있고, 유명 모델인 킴 카다시안은 마릴린 먼로의 드레스를 입기 위해 위고비를 처방받아 한 달 만에 7㎏을 빼는 등 유명인과도 연관돼 눈길을 끌었다.

2018년 국내 출시된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도 GLP-1 계열인데 매일 투여하고 56주 기준으로 평균 7.5%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 그러나 위고비는 주 1회 놓는 데다 68주 투여 기준 체중을 평균 14.8% 감량하는 효과가 확인되는 등 효능·편의성 면에서 개선된 약이다.

노보노디스크가 지난 2월 공개한 실적을 보면 위고비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배 늘어난 313억 크로네(약 6조원)를 기록하는 등 효자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의료계와 식약처는 위고비 출시를 계기로 한 비만 치료제의 오남용도 들여다볼 때라는 지적이다.

식약처는 최근 "해당 의약품의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비만치료제를 허가 범위 내로 사용해도 두통, 구토, 설사, 변비, 담석증, 모발 손실, 급성췌장염 등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이어 "탈수로 인한 신기능 악화, 급성췌장염,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저혈당 등이 발생할 수 있어 해당 질환자는 신중히 투여해야 한다"며 "의사 처방 후 약사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사용해야 하며 온라인 등에서 개인 간 판매, 유통하거나 구매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김대중 아주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뉴스1에 "고도비만 또는 비만이면서 동반 질환이 있어 적극적인 체중 관리가 요구되는 환자는 처방받을 만하나, 비교적 정상 체중인데 감량만을 목적으로 이 약을 처방받는 '오남용'은 없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투여 주기와 효능 모두 개선된 약인 만큼 비만 치료에 있어, 주목받고 있다"면서 "앞으로 온라인 등에서의 개인 간 판매, 유통이나 구매에 대한 관계 당국의 관리·감독이 요구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