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낙오자 취급…필수의료 현장 돌아오지 않을 것"

개원의협의회, 학술세미나 간담회서 의료현안 브리핑 진행
박근태 회장 "의대증원 논의, 전공의·의대생이 주관하는 것 중요"

박근태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제34차 추계연수교육 학술세미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0.13/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대한개원의협의회가 정부의 의료 개혁이 우리나라 의료체계를 절체절명의 위기로 내몰았다면서 전공의들은 이번 사태가 끝나도 필수의료 진료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태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13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34차 추계연수교육 학술세미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부 정책이 6년제에서 5년제로 바뀌었다가 학기제를 언급하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다"면서 "의과대학 정원 증원과 관련해서는 전공의와 의대생이 주관해서 움직여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원의협의회에 따르면 정부가 의대증원을 발표한 후 대부분의 의대생은 단체 휴학계를 내고 현재까지 수업을 거부 중이다. 올해 2학기 등록 의대생은 전체 1만 9374명 중 653명이다. 3.3%만 등록한 수준이다.

개원의협의회는 "정부는 의대생들이 11월 초까지만 돌아오면 수업을 오전·오후로 쪼개서 진행해, 한 학년 법정 수업 일수인 30주를 채워서 무조건 진급시키겠다는 억지스러운 복안을 갖고 학생들의 휴학을 불허하고 있다"면서 "예과 2년, 본과 4년 등 총 6년의 교육과정을 5년으로 탄력 운용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대책을 내놓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의사라는 직업의 전문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부실하고 급조된 교육으로 진급만 시켜 국가가 방조한 B급 의사를 양산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부의 전문의 중심병원 전환 정책과 관련해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법이나 인력 배치 방안이 없어 선언적 의미의 책상 행정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봤다. 2025년 전문의 배출이 기존 대비 10% 수준에 그칠 전망이므로 어떻게 전문의 중심병원을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개원의협의회는 "더 절망적인 사실을 필수의료 종사자를 의료계 낙오자 취급하는 정부의 인식에 실망한 필수의료과 전공의들은 이번 사태가 끝나도 필수의료 진료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제안한 의료인력추계협의체 구성과 관련해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정했다던 2000명 의대정원을 절대 불변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러한 협의체를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종 의사결정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이뤄지므로 객관성과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박근태 협의회장은 "여야가 먼저 여야의정협의체를 만들자고 했다. 그다음부터 전부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면서 "여아가 2025년 의대증원부터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했는데 정부에서는 2025년도는 이미 정해졌다고 한다. 이러니 여야의정합의체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와 의대생에게 먼저 논의의 장을 열어보자고 하는 것이 중요한데 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원의협의회는 사직 전공의 진로 지원 사업을 시작한다. 지난 8월 박근태 회장을 위원장으로 전공의진로지원 임시조직(TF)이 구성됐다. 첫 사업으로 △사직 전공의 연수강좌 △개원가 참관매칭 △구인·구직 플랫폼 개발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