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공공병원 의사 3653명 부족…보건소 594곳은 의사 '0명'

경북 110명·전남 84명·경남 76명 부족…휴진 진료과목도 수두룩
경실련, 전진숙 의원 "공공의대 신설, 지역의사제 도입해야"

12일 대전 중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연휴기간 진료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2024.9.12/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의사가 전국의 공공병원에 3653명, 보건소 등 지역 보건의료기관에 555명 부족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공의대 신설이나 지역의사제 도입을 조속히 논의할 때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전국 공공의료기관 및 지역보건의료기관의 의사부족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정부에 공공부문 의사 확충 대책을 촉구했다.

전국 공공의료기관은 총 228곳으로, 치과병원과 한방병원을 제외하면 217곳이다. 전국 217개 공공의료기관 중 41.9%인 91곳은 의사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부족한 총 의사수는 3563명에 달한다. 교육부 소관 대학병원은 2831명, 지방의료원 309명 순이다.

보건소 등 지역보건의료기관 1570곳 가운데 131곳도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지역보건법에 따라 전국 16개 시도 보건소와 보건의료원, 보건지소에 배치돼야 하는 의사 최소 인력은 1956명이지만 실제 배치 인력은 1466명에 그쳤다.

지역별로 보면 인력기준을 초과한 경우는 서울(119명)과 제주(2명) 뿐이다. 경북은 인력 기준 대비 의사가 110명 부족했고 전남은 84명, 경남은 76명, 전북 71명, 충남 70명 각각 모자랐다.

의사가 한명도 없는 보건소와 보건의료원, 보건지소도 594곳이나 됐다. 경북 94곳, 전남 93곳, 전북 81곳, 경남과 충남 각각 77곳에 의사가 없었다. 의사가 없는 기관 중 456곳은 비상근 의사가 순회진료를 하거나 한의사, 간호인력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국 공공의료기관 중 휴진과목이 있는 의료기관 수와 휴진과목 수도 늘었다. 지난 9월 228개 공공의료기관 중 휴진과목이 있는 기관은 44곳으로 2022년 38곳, 지난해 43곳보다 많아졌다.

휴진과목 수는 2022년 68개, 지난해 75개에서 올 9월 88개로 늘어났다. 수년째 휴진 중인 진료과목이 있는 공공의료기관이 20개나 됐다. 대구광역시 서부노인전문병원은 2008년 5월부터 16년 넘게 재활의학과가 휴진 상태다.

국립재활원은 2016년 10월부터 이비인후과가 8년째,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2017년 2월부터 감염내과가 7년째 휴진 중이다. 국립부곡병원은 2018년부터 내과가, 서울특별시 서북병원은 지난해부터 소아청소년과가 휴진 상태다.

채용난에 공공의료기관 의사 연봉은 계속 오르고 있다. 전남의 한 시립의료원은 지난해 연봉 6억2000만원에 정형외과 전문의 1명을 채용했다. 경북의 한 의료원도 지난해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뽑을 때 5억600만원을 제시해 채용했다.

경남의 한 공공병원에서도 올해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모집할 때 연봉 4억5000만원을 제시했으나 번번이 구인에 실패했고 5억원으로 연봉을 올린 뒤 가까스로 의사를 채용했다.

이에 대해 경실련과 전 의원은 "최소한 공공의료기관에 필요한 의사는 국가가 직접 양성해서 배치하고 일정 기간 의무 복무하는 공공의사를 양성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는 국회와 함께 공공의대 신설 및 지역의사제 도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