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불법 리베이트' 연루 의사 2758명…금액 100억 넘어

제약사·의료기기 업체 등 11개사, 의사 약사 등에 제공
한 제약사 사건에만 2744명의 의사 연루되기도

29일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경찰이 압수수색을 진행중인 서울 강남구 고려제약 본사 모습. 경찰은 고려제약 대표와 임직원들을 종합병원 의사들에게 자사 약을 써주는 대가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강제수사에 나서 이날 오전부터 도곡동 고려제약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2024.4.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올해 1~8월 불법 리베이트로 경찰 수사 등을 받고 보건복지부에 통보된 의사가 총 2758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부터 매년 20~50명 정도 적발된 데 비해 이례적으로 많다.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 말까지 경찰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등이 복지부에 통보한 불법 리베이트 사건은 총 7건으로 금액은 100억2700만원에 달한다.

리베이트를 제공한 업체는 6개 제약회사와 4개 의료기기 업체 그리고 1개 의약품 도매상 등 총 11개다. 리베이트를 받은 이는 의사 2758명과 약사 5명 등 총 2763명이다. 특히 70억원 상당의 불법 리베이트 금액을 제공한 한 제약사 사건에만 의사 2744명이 연루됐다.

2020년 이후 복지부에 통보된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는 2020년 25명, 2021년 22명, 2022년 49명, 2023년 24명 등 매년 50명이 채 안됐다. 그러나 올해 복지부 수사 의뢰를 받은 경찰 등이 불법 리베이트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어 적발 건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달 30일 "의료계 불법 리베이트 단속과 관련해 25건, 485명을 단속해 16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2명은 구속했다. 나머지 450명은 입건 전 조사 또는 수사 중"이라고 발표했었다.

소병훈 의원은 "리베이트는 우리 의료 체계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악습"이라며 "불법 리베이트로 인해 의약품 유통 질서가 왜곡되면, 그 결과로 비싼 약값과 불필요한 처방이 발생해 환자들은 과도한 의료비를 지출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법 리베이트를 완전히 근절하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는 의료비 상승과 의료 서비스 질 저하라는 이중의 고통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며 "의료 리베이트가 아닌 환자와 보험자에게 혜택이 주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