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불법 리베이트' 연루 의사 2758명…금액 100억 넘어
제약사·의료기기 업체 등 11개사, 의사 약사 등에 제공
한 제약사 사건에만 2744명의 의사 연루되기도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올해 1~8월 불법 리베이트로 경찰 수사 등을 받고 보건복지부에 통보된 의사가 총 2758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부터 매년 20~50명 정도 적발된 데 비해 이례적으로 많다.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 말까지 경찰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등이 복지부에 통보한 불법 리베이트 사건은 총 7건으로 금액은 100억2700만원에 달한다.
리베이트를 제공한 업체는 6개 제약회사와 4개 의료기기 업체 그리고 1개 의약품 도매상 등 총 11개다. 리베이트를 받은 이는 의사 2758명과 약사 5명 등 총 2763명이다. 특히 70억원 상당의 불법 리베이트 금액을 제공한 한 제약사 사건에만 의사 2744명이 연루됐다.
2020년 이후 복지부에 통보된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는 2020년 25명, 2021년 22명, 2022년 49명, 2023년 24명 등 매년 50명이 채 안됐다. 그러나 올해 복지부 수사 의뢰를 받은 경찰 등이 불법 리베이트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어 적발 건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달 30일 "의료계 불법 리베이트 단속과 관련해 25건, 485명을 단속해 16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2명은 구속했다. 나머지 450명은 입건 전 조사 또는 수사 중"이라고 발표했었다.
소병훈 의원은 "리베이트는 우리 의료 체계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악습"이라며 "불법 리베이트로 인해 의약품 유통 질서가 왜곡되면, 그 결과로 비싼 약값과 불필요한 처방이 발생해 환자들은 과도한 의료비를 지출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법 리베이트를 완전히 근절하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는 의료비 상승과 의료 서비스 질 저하라는 이중의 고통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며 "의료 리베이트가 아닌 환자와 보험자에게 혜택이 주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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