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뱀 물림·벌 쏘임 당했다면 이렇게 대처하세요

신용카드 등으로 '벌 독침' 제거부터…아나필락시스 '주의'
"뱀 물린 부위 너무 세게 묶으면 안돼…심장보다 낮게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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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추석 명절 벌초나 성묘를 하다가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려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많다. 독성에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가 벌, 뱀에 물리면 두드러기가 나기도 하지만, 심할 경우 아나필락시스(알레르기 과민반응) 등으로 사망할 수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간 벌에 쏘여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총 4532명이다. 그중 111명이 입원하고 15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벌 쏘임 증상은 벌의 종류, 쏘인 횟수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일반 벌에 쏘였을 경우 벌에 쏘인 부위에 통증, 부기, 가려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보통 1~2일이 지나면 증상이 사라진다.

벌에 쏘였을 경우 신용카드, 핀셋 등으로 신속히 환부의 벌침을 제거해야 한다. 독침 끝에는 독주머니가 달려있어 환부를 계속 자극하기 때문이다. 얼음주머니 등 차가운 것으로 붓지 않게 하며 증상이 악화되는지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

하지만 벌독 알레르기 환자가 벌에 쏘이면 히스타민이 과도하게 분비되고 혈액이 지나치게 많이 빠져나와 혈압이 떨어지고 몸이 붓게 된다. 이 경우 응급조치를 하지 않으면 1시간 내에 쇼크사할 수도 있다. 피부 가려움, 부기, 식은땀, 두통, 구토, 어지로움증 등 통증이 지속되거나 아나필락시스 발생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같은 기간 뱀에 물려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808명으로 나타났다. 뱀물림 사고는 입원 비율이 62%로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월별로 살펴보면 뱀물림 손상은 9월이 21.9%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8월 17.8%, 7월 17.2% 순으로 나타났다.

뱀물림 손상은 호수나 저수지, 산, 동굴 등의 야외·강·바다(43.9%)에서 가장 많이 일어났고, 농장·일차 산업장(27.5%)과 집(13.9%)에서도 발생했다. 집에서 발생한 뱀물림 손상을 살펴보면 정원이나 마당에서 물리는 경우가 54.5%로 가장 많았고, 분리수거장과 같은 기타 옥외 공간이 17%, 방·침실이 15.2% 순이었다.

만약 뱀에 물렸다면 뱀의 모양, 색깔 등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또 독니 자국, 출혈, 사지 감각 이상, 운동 및 혈액순환 이상, 구역질, 구토 등 독사에 물렸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 보인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때 입으로 독을 빨아낸다는 행위 등은 삼가는 것이 좋다.

병원으로 이동할 때에는 물린 부위를 심장 보다 낮게 내리고, 환자를 최대한 움직이지 않게 하고 병원으로 이동하는 게 좋다. 술이나 카페인 음료는 독을 빨리 퍼지게 할 수 있으므로 섭취하지 않도록 한다.

양희범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상처 주변 부위를 너무 꽉 묶을 경우 오히려 혈액 순환을 방해해 심한 부종이 생길 수 있고, 압력이 강한 가는 철사나 케이블 타이 등을 이용할 경우 혈액의 흐름을 막아 상처 아래 부위가 괴사될 수 있다"며 "물린 부위에서 5~10㎝ 위를 끈이나 수건 등을 이용해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여유 있게 묶어 동맥피는 일정량 흐르게 하면서 정맥피가 되돌아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