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장 "여야의정협의체 제안 환영…정부 태도 변화가 먼저"

"책임자 문책 있어야…전공의, 의대생 의견이 중요"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인턴 수련제도 및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9.1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정치권이 의제 제한없는 여·야·의·정 협의체를 제안한 것과 관련해 의료계에서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의대 정원 증원 등 의정사태를 촉발한 책임자를 문책하는 등 정부의 태도 변화가 선행되어야 하고, 전공의와 의대생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구조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은 11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치권의 협의체 제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게 "여야의정협의체 구성 제안이 나왔다는 것 자체는 굉장히 환영하는 입장"이라며 "그전까지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다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께서 그런 제안을 했다는 거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하지만 의정사태의 시작과 끝이 입법사항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정책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여야의정협의체가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태도 변화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여야의정협의체 참여는 실효성이 있는 지에 대해 큰 의문을 갖고 있는 게 의료계 전반적인 의견"이라고 했다.

이어 "제일 중요한 것은 의료계가 정부를 신뢰할 수 있을만한 실효적인 조치가 먼저 이루어져야 그럴 믿고 (의료계가) 들어갈 수 있지 않겠나 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정부와 의료계는) 합의문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행하지 않았던 부분들에 대해 불신이 팽배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2월 필수 의료 패키지 발표 이후 7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사태를 해결할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며 "하지만 갑자기 '여야의정협의체가 구성됐으니 들어와서 터놓고 논의하자'고 하는 것은 여태까지 부부싸움 하면서 계속 맞고 있다가 '이제 안때릴테니 들어와서 논의하자'고 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정부와 의료계 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책임자의 사과 혹은 유감 표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여태까지 이런 일들을 이끌어온 책임자의 문책 등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2025년도 2026년도 정원에 대해서도 '(입시)연도에 관계없이 논의할 수 있다'는 신뢰 구조여야 (의료계가) 들어갈 수 있는 여건이 생길 수 있다"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전공의, 의대생들이 복귀하는 데 초점이 맞춰있기 때문에 이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한편 한동훈 대표는 전날(10일) 여야의정협의체 의제에 제한이 없는지를 묻는 취재진에게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그는 '2025년도 증원 백지화' 등을 논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의에도 "모여서 무슨 이야기를 못하겠나"라고 말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