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폭스, 또 '전 세계 비상사태'…올 국내 신규 환자는 '10명'
콩고 1만4479건 확진, 사망 455명 등 아프리카 확산
질병청 "안정적으로 관리 중…아프리카 상황과 달라"
- 강승지 기자,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천선휴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에 대해 1년 3개월 만에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재선언한 가운데 방역당국은 "국내에서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면서 "전문가들과 위험 평가 회의를 진행한 뒤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16일 코로나19 발생동향 및 대응 방안 관련 백브리핑 도중 "질병청은 오늘 오후 엠폭스 위험 평가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관련 결과는 회의 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엠폭스에 대해 최고 수준의 보건 경계 단계인 '페익'(PHEIC)을 선포했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 보건 규약 긴급위원회 논의 결과를 받아들인 데 따른 조치다.
긴급위원회는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엠폭스의 확산이 빠른 데다 발병국 의료 역량이 취약한 점 등을 감안해 고강도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WHO는 150만 달러(20억 4150만원) 지원을 약속했고 엠폭스 백신 비축국에 기부를 요청했다.
중서부 아프리카 풍토병이던 엠폭스는 지난 2022년 5월부터 세계 각국으로 확산했다. 70개국 넘게 번지자 WHO는 2022년 7월 페익을 선언했다. 그러다가 그해 하반기부터 유행이 둔화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5월 페익을 해제했다.
이번 유행은 또 다른 하위 계통의 변이 바이러스(Clade 1b)가 지난해 9월부터 번져 일어났다. 콩고민주공화국을 거쳐 케냐, 르완다, 우간다 등 주변 국가로 확산되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올해 확진 사례는 1만4479건, 사망자는 455명 등에 달한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아프리카에서 1만 7000건 이상의 엠폭스 의심 사례와 517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0% 증가한 수치다.
이와 관련해 고재영 대변인은 "WHO 차원에서 타 대륙 관련 전파 우려, 유행 종료를 위해 국제사회의 공동이 필요하기 때문에 발령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질병청도 전문가들과 위험 평가 회의를 개최한다"고 했다.
고 대변인은 또 "국내에서는 안정적으로 3급 감염병으로서 (여타) 성매개 감염병과 함께 관리 중이다. 국제적 상황, 또 아프리카의 특수한 상황과 차이가 있다"며 "회의 개최해보고 그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부연했다.
그동안 엠폭스는 감염된 동물과 접촉했을 때 발병한다고 알려졌으나 2022년부터 성관계 등 사람 간 접촉으로도 전파 가능하다고 조사됐다. 발병 시 수포성 발진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급성 발열·두통·근육통 등을 동반한다.
국내 발병사례는 2022년 4건, 지난해 151건,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10건 총 165건 집계됐다. 질병청은 올 1월부터 감염병 급수를 2급에서 3급으로 낮춰 격리의무 등을 해제했고, 동네 병의원의 진료와 의심 환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 예방을 유도하고 있다.
질병청은 엠폭스가 앞으로도 산발적이지만 꾸준히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고위험군 예방접종, 의심 증상자와 접촉 금지, 감염 의심 시 신속한 진료, 의료기관의 철저한 감염관리와 신고를 독려하고 있다.
한편, 엠폭스를 예방하려면 모르는 사람과의 성접촉 등 밀접한 피부접촉은 주의하고, 피부발진·궤양, 림프절병증(림프절이 붓는 질환) 등의 증상이 있을 때 다른 사람들과의 밀접접촉을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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