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확정…"복귀가 해결의 시작" vs "전공의 더 못 돌아와"(종합)
내년도 의대정원 1509명 늘어난 4567명 선발
의대 교수들 "증원 멈춰 달라"…정부 "전공의 복귀" 촉구
- 강승지 기자, 천선휴 기자, 이유진 기자,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천선휴 이유진 남해인 기자 =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이 24일 확정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이날 오후 대학입학전형위원회를 열고 의대정원이 늘어난 31개 대학의 내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의결했다. 이로써 1998년 제주대 의대가 신설된 이후 27년 만의 의대 증원이 확정됐다.
대교협 심의를 받지 않는 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학대가 내년 입학정원을 80명(증원분 40명 포함) 선발하기로 해 전국 40개 의대 모집정원은 전년도보다 1509명 늘어난 4567명으로 결정됐다.
보건복지부의 2월 6일 의대증원 2000명 발표 이후 108일 만에 증원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교육부는 수시와 정시, 지역인재전형 등 구체적인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마련해 오는 30일 발표할 예정이다.
의대증원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남았으나 정부는 이날 대교협 심의 의결로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이 확정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 배석한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대법원에서 판단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앞선 2심 결정에 따라 현재 절차는 원래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국립대에서 의대증원을 반영한 학칙을 부결한 데 대해 그는 "5월 말까지 개정 안 된 대학들은 고등교육법과 시행령에 따라 필요한 시정명령을 요구하고, 행정조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큰 폭의 증원 자체를 반대할뿐더러, 정부가 증원 확정 과정을 졸속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전공의와 의대생의 복귀 가능성을 끊어버렸다는 비판도 거세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이날 오후 대법원에 "정부가 대법원 최종 결정 전까지 증원 시행 계획과 입시 요강 발표를 보류하도록 소송지휘권을 발동해달라"고 촉구했다.
전의교협은 "이 사건은 29일까지 대법원의 최종 결정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교육부 장관은 대법원의 최종 결정이 있기 전까지는 시행계획 및 입시요강 발표를 보류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공의 사직과 의대생 휴학이 3개월째인 현 상황에서, 법원의 판단은 사태 해결에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다.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은 사태 해결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전의교협은 정부에 "늦었다고 생각하는 때가 가장 빠른 때"라며 "지금이라도 증원 결정 및 배정의 명백한 위법성을 인정하고 2000명 증원 정책을 철회하라"고 강조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정원 배분 과정을 봤을 때 제대로 된 의학 실력을 갖춘 의사를 양성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부 태도가 변화없으니, 전공의와 학생은 현장에 돌아올 수 없다"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한국 의료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의대정원 절차를 멈추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대한민국 의료시스템 붕괴는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됐다"면서 "모든 책임 또한 정부가 져야 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지금이라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철회하고 의대증원 원점 재논의를 택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앞으로 의료개혁을 위한 사회적 논의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전공의들을 향해 "근무지로 조속히 복귀하는 게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산하 의료인력 전문위원회 회의를 열어 전공의 수련체계 혁신 방안을 논의했고 앞으로 전달체계·지역의료 전문위, 의료사고안전망 전문위 회의도 진행한다.
중대본 브리핑에 나선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정부는 전공의가 수련생으로서 합당한 대우를 받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주저하지 말고 정부를 믿고 근무지로 조속히 복귀하여 주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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