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복귀 전공의 불이익 최소화 위해 노력…용기 내 돌아와 달라"
군의관 120명 추가 파견…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 진행
"'원점 재검토' 수용 못 해"…11개 환자단체 소통 담당관 지정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 이탈이 3개월을 넘어선 가운데, 정부가 의료 현장에 군의관 120명을 추가 파견하기로 했다. 또한 전공의들의 연속근무 시간을 현행 36시간에서 최소 24시간으로 단축하는 시범사업을 다음주부터 실시할 계획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2일 오후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23일부터는 군의관 120명을 의료기관에 신규 배치한다"며 "중증질환 수술을 담당하는 주요 상급종합병원에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 권역 응급의료센터와 공공의료기관 수요를 반영해 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파견기간은 다음달 16일까지 총 4주이다. 구체적으로 중증, 응급 환자의 수술 등을 담당하는 수도권 주요 상급종합병원에 66명을 파견한다. 또 중증, 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하고 있는 권역응급의료센터에 30명, 수련기관 등 지역별 주요 종합병원과 공공의료기관에 24명을 배치할 계획이다.
정부는 현재까지 총 3차례에 걸쳐 공중보건의를 파견했다. 공중보건의 257명, 군의관 170명 등 총 427명에 달한다. 현재 이들은 22개 의료기관에 131명, 42개 민간의료기관에 284명, 중앙응급의료센터에 12명이 배치되어 있다. 이번 추가 파견 인원까지 합쳐지면 총 547명이 현장에서 근무하게 되는 셈이다.
정부는 다음주부터 약 1년간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시범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시범사업을 통해 전공의의 연속근무 시간을 현행 36시간에서 24~30시간으로 단축할 방침이다. 또 근무형태, 일정 조정, 추가인력 투입 등을 각 병원이 자체 여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정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시범사업 대상과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신경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등 6개 과목이 지정됐다. 대한수련병원협의회와 관련 학회 전문가의 자문과 대한전공의협의회의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선정됐다. 다만 응급의학과의 경우에는 현행 수련규칙에 따라 24시간을 최대 한도로 정해 연속 근무를 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시범사업 대상과에서 제외됐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 2일부터 17일까지 시범사업 참여 병원을 모집했다. 그 결과 신청 조건을 충족하는 총 96개소 수련병원 중 46%가 사업 참여를 신청했다.
박 차관은 "정부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의대 정원 원점 재검토'와 같은 비현실적인 조건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도 "전공의들이 요구하는 수가개선, 소송부담 완화, 미용의료를 택하는 구조를 바꾸는 개혁은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형식과 논제에 구애없이 언제든지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전공의들이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는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장에 돌아오고자 하는 전공의들은 용기내어 의사를 표명해주시길 바란다"며 "정부는 복귀를 희망하는 전공의들의 불이익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필요한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한국중증질환연합회,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등 11개 환자단체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소통 강화를 위해 국·과장급 담당관을 지정할 방침이다.
박 차관은 "의료현장의 불편사항을 즉시 파악하고 일대일 관리를 통해 환자들의 고충과 건의사항을 신속히 해결하겠다'며 "환자와 가족들에 대한 간담회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다음주에는 3개 단체 환자연합회와 합동 간담회를 개최하며,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 암환자권익협의회 등 개별 환자단체에 대해서도 복지부 실·국장 주재의 주기적 간담회를 통해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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