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차세대 IL-2 항암제 임상시험 환자모집…2030년 1상 완료

고형암 환자 215명 대상 HM16390 인체 투여 연구
흑색종·대장암 동물실험서 종양 성장 억제·완전관해 등 확인

한미약품 관계자들이 지난달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면역항암학회(SITC)에서 HM16390 연구 발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한미약품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한미약품(128940)이 차세대 인터루킨-2(IL-2) 계열 면역조절 항암 신약 후보물질 'HM16390'의 효능 등을 확인하는 임상시험을 본격 시작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HM16390 임상 1상시험의 환자모집을 시작했다.

이번 임상은 고형암 환자 215명을 대상으로 HM16390을 최초로 인체에 투여하는 연구다. 국내 연구는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5곳에서 진행된다. 미국에서는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등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1차 평가지표는 투약 1주기 약물 투여에 따른 용량제한독성(DLT) 발생과 특징 등이다. 또 이상반응 발생률과 특이점, 심각성 등을 분석한 데이터다. 2차평가지표는 효능과 관련한 객관적반응률(ORR), 질병통제율(DCR), 무진행생존율(PFS) 등이다. 또 약동학과 관련한 최대혈청농도(Cmax)와 반감기 등을 평가하게 된다.

인체에 최초로 HM16390을 투여하는 임상 1상은 오는 2030년 마무리될 전망이다.

HM16390은 면역세포의 분화와 증식을 통해 면역 기능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IL-2를 차별화된 전략으로 새롭게 디자인한 차세대 IL-2 변이체다. 항암 약물 치료 주기당 1회 피하 투여가 가능한 지속형 제제로 개발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바이오의약품 반감기를 늘려주는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효능과 안전성을 높이고 지속성을 늘렸다.

기존 치료제인 유전자 재조합 IL-2 계열 약물은 혈관 누출 증후군과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 등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제한적으로 사용이 권고되고 있다. 이러한 전신 부작용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곳곳에서 IL-2 계열 약물 개발에 나섰지만, 충분한 효능이 나타나지 않아 여전히 의료 미충족 수요가 높다.

한미약품은 기준 치료제나 후보물질과 달리 HM16390 개발을 위해 새로운 개발 전략을 제시했다. IL-2 베타 수용체 결합력을 강화해 우수한 항종양 효능을 확보했다. IL-2 알파 수용체 결합력을 최적화해 부작용 등을 감소시켰다.

앞서 한미약품은 면역원성이 낮은 악성 흑색종 마우스 모델에서 HM16390 투약 시 종양 성장 억제와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확인했다.

대장암 마우스 모델에서는 종양 소실을 의미하는 '완전관해'를 관찰했다. 완치된 마우스 모델에서는 종양 특이적인 기억 T세포가 활성화하면서 종양 세포를 다시 주입해도 수개월 이상 암이 재발하지 않았다.

HM16390과 동일하게 강화된 IL-2 베타 수용체 결합력을 가지면서도 알파 수용체 결합력은 완전히 제거된 대조 물질에서는 초기 용량부터 심각한 체중 감소와 용량 증량에 따른 급격한 면역세포들의 증식으로 심각한 이상 반응이 동반됐다. 개체는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반면, 최적의 IL-2 알파 수용체 결합력이 적용된 HM16390은 혈중 조절 T세포의 도움으로 용량 의존적으로 완만하면서 안전한 CD8+ T세포 증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모든 용량에서 심각한 이상 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한미약품은 HM16390이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등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요법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임상 시험을 통해 종양미세환경을 면역 활성화에 유리한 환경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삼중음성 유방암 마우스 모델에 HM16390과 면역관문억제제를 병용 투여한 결과 절반 이상의 개체에서 완전관해가 관찰됐다. PD-1 항체와 CTLA-4 항체 의약품 모두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났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