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혈액암 골수섬유증 치료 새 희망 '옴짜라'[약전약후]
임상서 비장 비대 개선·환자 수혈 의존도 낮추는 효능 확인
1일 1회 먹는 경구용 약물…치료 편의성 높여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골수섬유증은 골수에 비정상적인 섬유 조직이 쌓여 정상 혈액 세포를 생산하는 기능이 점차 저하되는 중증 희귀 혈액암이다.
골수섬유증을 앓는 환자 대부분은 진단 시에 증상이 없지만 점차 정상 혈액세포 생성에 점점 차질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따라 피로, 허약, 호흡곤란, 적혈구 수 감소로 인한 빈혈, 비장 비대에 따른 복통, 간 비대, 혈소판 수치 감소 등이 발생한다.
골수섬유증은 국내에서 10만명당 1.24명에게 발생하는 희귀혈액암 중 하나다. 환자는 출혈과 백혈구 수 부족으로 인한 잦은 감염, 골 또는 관절 통증 등 각종 증상을 겪을 수 있다. 다양한 증상 중에서도 '빈혈'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을 만큼 예후가 좋지 않아 더욱 주의가 필요한 증상이다.
수혈을 받아야 할 정도로 빈혈이 있는 골수섬유증 환자는 치료 여부와 관계없이 삶의 질과 생존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혈구 증가증, 전신 증상, 나이와 같은 다른 예후요인과 비교했을 때 빈혈이 있는 골수섬유증 환자의 사망 위험률은 2배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골수섬유증의 치료는 수혈 의존성으로 연결되는 빈혈을 비롯해 비장 비대, 전신증상 등의 증상과 중증도 등이 치료 방식을 결정하는 주된 결정요인이다. 빈혈을 동반할 위험이 높은 중간위험군 또는 고위험군 환자는 증상 경감에 초점을 둔 치료가 권장된다.
기존 치료제로는 빈혈과 관련된 증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료 미충족 수요가 존재했다. 국내에서는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지난 9월 '옴짜라'(성분명 모멜로티닙)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지난해 9월 허가를 받은 신약이다.
옴짜라는 빈혈이 있는 성인의 중간 위험군 또는 고위험군 골수섬유증에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다. JAK1과 JAK2 신호전달 단백질만 차단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ACVR1 단백질까지 억제해 골수섬유증을 유발하는 세 가지 주요 경로를 차단하는 의약품이다.
골수섬유증 치료에서 JAK1과 JAK2의 억제는 환자의 전신적인 증상 개선과 비장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 ACVR1 억제는 헵시딘 호르몬 발현을 조절해 철 과잉이나 결핍 상태를 방지하면서 적혈구 생성을 늘려 빈혈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옴짜라의 치료 효과는 임상 3상시험 '심플리파이-1'(SIMPLIFY-1) 등에 기반을 두고 확인됐다. 심플리파이-1 연구는 이전에 JAK 억제제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성인 골수섬유증 환자 432명을 대상으로 옴짜라와 기존 JAK2 억제제의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직접 비교한 연구다.
빈혈이 있는 하위군을 대상으로 사후 분석을 실행한 결과, 옴짜라는 1차평가지표인 치료 24주 시점 비장 크기 축소와 관련해 기존 치료제 대비 비열등함이 확인됐다.
2차 평가지표인 수혈이 필요치 않은 상태인 '수혈 비의존성' 비율을 각 환자군에서 확인한 결과, 옴짜라 투여군의 수혈 비의존성 환자 비율은 66.5%, 기존 치료제 투여군은 49.3%로 나타났다. 옴짜라 투여군에서 수혈 의존성이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옴짜라는 1일 1회 200㎎ 투여가 필요한 먹는(경구용) 약물이다.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어 환자들에게 치료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빈혈이 있는 성인의 중간 위험군 또는 고위험군 골수섬유증 1차 치료제로 옴짜라를 권고하고 있는 만큼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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