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동생 내쫓는다"…임종윤 "회장·부회장직 없애고 차량 지원 중단"
한미 장남 임종윤, 주주서한 통해 5대 개혁 밝혀
- 이훈철 기자,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이훈철 황진중 기자 =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008930) 사내이사가 어머니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동생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을 겨냥해 "회장·부회장 직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주총을 앞두고 모녀 편에 선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에 압박을 가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임종윤 이사는 전날(21일) 주주에게 '한미사이언스의 새로운 다짐을 위한 5대 개혁'이란 제목의 서한을 보내 이같이 밝혔다.
임종윤 이사는 서한에서 "대주주의 불투명 방만 경영 근절을 위해 정관에 없는 회장·부회장 직제를 폐지할 것"이라며 "그동안 대주주가 받아 온 급여와 차량, 사무실 지원 등 연간 수십억 원의 모든 특혜 역시 근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종윤 이사는 동생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함께 이른바 3인 연합으로 불리는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신동국 한일정밀 회장·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측과 경영권 갈등을 빚고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해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로부터 한미약품의 독립 경영을 추진하는 3인 연합과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를 통해 한미약품 경영권을 유지하려는 형제 측 갈등은 고소 고발전으로 확전되고 있다.
임종훈 대표가 이끄는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5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신동국 회장,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3인 연합과 이들로부터 의결권 권유업무를 위임받아 대행하는 업체 대표 등을 위계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한미사이언스는 또 18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비롯한 한미약품 임원 4명과 3인 연합 측을 돕는 것으로 알려진 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 대표 등 총 5명을 특정 경제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및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임종윤 이사 측도 3인 연합을 상대로 고발에 나섰다. 임종윤 이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코리그룹의 한성준 대표는 지난 13일 송영숙 회장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 혐의로 서울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박 대표가 이사회 결의없이 송영숙 회장이 설립한 가현문화재단에 기부금을 승인했다는 주장이다.
양측은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신규 이사 선임과 이사회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을 놓고 표 대결을 앞두고 있다. 신규이사로는 신동국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후보로 올라와 있다.
임종윤 이사는 또 고발에 이어 주총 표 대결을 앞두고 가현문화재단에 대해 자금 출연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임종윤 이사는 "특정 대주주와 특수 관계에 있는 재단에 대한 불필요한 자금 출연을 중단할 것"이라며 "최근 회사 경영이 열악하지만 통상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117억 원이 이사회 결의 없이 특정 재단에 수년간 기부된 것은 회사 자산의 부당한 외부 유출이며 주주 이익에 대한 심각한 침해다"고 지적했다.
이는 주총을 앞두고 형제 측이 한미사이언스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는 가현문화재단의 의결권 행사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임종훈 대표도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에 공문을 보내 "28일 임시주총에서 중립을 지키라"며 "확약이 있을 때까지 기부금 지급을 보류하겠다"고 압박했다.
임종윤 이사는 또 5대 개혁의 하나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전문경영인을 국내외 가리지 않고 발굴해 전폭적인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며 "향후 3년 내 한미사이언스 주가 10만 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현실로 만들어내기 위해 경영 혁신 방안을 즉각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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