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비만약 '위고비' 불법 직구도 판친다…위조품·변질 가능성
단속 나선 식약처 "서버 해외에 있어 적발 한계"
불법 유통 홈페이지 공유, 사용 후기도 나돌아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비만 치료제가 불법적인 해외직구를 통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직구 시 위조 의약품인지 등을 확인하기 어려우므로 안전성 등과 관련해 우려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불법 의약품 유통 홈페이지에서 위고비와 마운자로, '리벨서스'(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경구용), '오젬픽'(위고비 당뇨병 치료제 상품명) 등이 판매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불법 의약품 유통 홈페이지 주소를 공유하거나 실제로 구매한 후 사용 후기 등을 작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의약품을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으로 구분한다. 전문의약품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약이다. 일반의약품은 처방 없이 약국에서만 판매되는 약물이다. 해외에서는 처방의약품과 비처방의약품으로 나누고 있다.
약사법에 따르면 의약품 판매는 해당 약국에 근무하는 약사 또는 한약사 등 약국 개설자만 가능하다. 위고비 등 비만 치료제는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약물이다. 처방전 없이 전문약을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다.
비만 치료제 해외직구는 국내법상 △약국이 아닌 곳에서 의약품 판매 △처방전 없이 전문의약품 판매 등을 어기는 불법행위다. 온라인에서 의약품을 불법 판매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처방전 없이 전문약을 판매할 시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그러나 불법 해외직구 특성상 홈페이지 서버를 해외에 두는 등 적발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구매자에 대한 처벌도 불가능해 홈페이지 접근을 막고, 불법 의약품을 구매하지 말자는 경고성 호소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불법 의약품 구매자는 오남용 문제가 심각한 △스테로이드 성분 주사제 △에페드린 성분 주사제 △에토미데이터 성분 의약품에 대해서만 과태료 100만 원 규모 처벌이 가능하다. 일부 의약품 구매자만 처벌하는 이유는 모든 전문약과 관련해 구매자를 처벌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해외직구뿐만 아니라 보따리상 등 직접 해외에서 의약품을 처방받고 우리나라에 들여와 판매하는 것도 약사법에 따라 불법이다. 위고비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덴마크, 노르웨이, 독일, 영국, 아이슬란드, 스위스,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출시됐다. 마운자로는 미국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해외직구와 마찬가지로 전문의약품은 처방에 따라 구매할 수 있으므로 해외에서 구매한 전문의약품을 국내로 반입할 때는 반드시 국내 의사가 발행한 처방전이 있어야 한다.
해외직구 등으로 의약품을 구입할 시 제조·유통 경로를 알 수 없으므로 위조품일 가능성과 변질·오염이 발생할 가능성 등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과를 보장할 수 없다는 우려가 있다.
비만 치료제 불법 의약품 유통과 관련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식약처는 비만 치료제 온라인 불법 판매·광고 행위를 1달간 집중 단속할 방침이라고 지난 15일 전했다. 또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과 비만 치료제 부작용과 오남용에 대한 시판 후 안전관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협의해 비만 치료제 개별 의료기관별 공급량과 증감 추이를 분석할 계획이다. 처방이 많은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과대광고 여부 등 현장점검을 실시할 방침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비만 치료제는 처방을 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으로 온라인에서 사고파는 행위는 불법이다"면서 "온라인·SNS 등에서 비만 치료제를 구매한 소비자가 겪을 수 있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집중단속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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