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병에 500만원 치료제가 반값…혈액질환자 희망 '에피스클리'[약전약후]
삼성바이오에피스, PNH 치료제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개발
바이오시밀러로 오리지널 약값 30% 인하…환자 부담 낮춰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치료에 큰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희귀질환 분야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돼 환자 부담과 건강보험재정 절감에 도움을 주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치료제 '에피스클리'(일반명 에쿨리주맙·프로젝트명 SB12)가 그 주인공이다.
에피스클리의 오리지널 약물은 미국 알렉시온이 개발한 희귀혈액질환 치료제 '솔리리스'다. 혈액 내 적혈구가 파괴돼 발생하는 PNH가 핵심 적응증이다. 비정형 용혈성 요독증후군(aHUS), 시신경 척수염 범주 질환(NMOSD) 등에 처방된다. 전신 중증 근무력증(gMG) 치료 등에도 활용된다.
솔리리스의 주요 적응증인 PNH를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골수 이식뿐이다. 솔리리스는 병을 더 악화시키지 않게 하는 의약품이므로 환자들은 지속해서 약을 투여받아야만 한다.
미국에서 솔리리스 연평균 투여 비용은 약 60만달러(약 8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올해 1월 기준 솔리리스 약제급여상한액은 1병(바이알·0.3g/30ml)당 513만 원이다. 성인 기준 연간 처방 비용은 약 4억 원 수준이다.
솔리리스 글로벌 매출은 지난 2022년 37억 6200만 달러(약 5조 원)로 정점을 기록한 후 지난해 31억 4500만 달러(약 4조 1000억 원)를 기록 중이다.
통상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면 오리지널 약물의 약값은 30%가량 인하된다. 여기에 바이오시밀러 제품과 경쟁 등 영향이 더해지면 약값은 더 저렴해질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 출시는 환자들에게 같은 치료 효과를 제공하면서 비용 부담을 낮추고, 보험재정 절감 등에 기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에피스클리가 국내에서 출시된 후 솔리리스 가격은 360만 원으로 기존 대비 30% 감소했다. 에피스클리 국내 약제급여상한액은 251만 원 수준이다. 약가가 인하된 솔리리스 대비 30%가량 더 저렴한 금액이다.
에피스클리는 지난해 5월 PNH 적응증을 확보해 유럽에서 승인을 받고 7월에 출시됐다. 올해 7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국내와 유럽에서 에피스클리를 직접 판매하고 있다. 프랑스 최대 구매조합(UniHA)과 네덜란드 주 정부 입찰 수주, 독일, 이탈리아 에쿨리주맙 성분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 1위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3월 유럽에서 외삽을 통해 에피스클리 적응증 확대에 성공했다. 적응증 외삽은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의약품이 보유한 적응증 중 하나에 질환에 대해 동등성을 입증할 시 오리지널의 다른 적응증까지 허가를 받는 것을 뜻한다. 이를 통해 PNH뿐만 아니라 aHUS에도 활용되는 약이 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오리지널 약과 동등한 효능과 안전성 등을 나타낸 에피스클리 임상 데이터를 글로벌 주요 학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더 많은 환자들에게 초고가 희귀질환 치료제의 합리적 대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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