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도 반납 K-제약바이오, 고객사·파트너 찾아 유럽행

9~11월 유럽종양학회, CPHI, 바이오 유럽 등 잇따라 개최
유한양행, HLB, 한미약품, 루닛, 젠큐릭스, 에이비온 등 연구결과 발표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uropean Society for Medical Oncology, ESMO) 2024 페이스북 갈무리.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추석 명절을 전후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이 한 자리에 모이는 국제학회 등 제약바이오 업계 대형 이벤트가 연이어 개최된다. 국내 기업들은 연휴도 반납한채 현장을 찾아 연구개발 결과 발표와 함께 파트너 고객사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13~1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4'가, 10월에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콘퍼런스 'CPHI 2024'가 열린다. 11월 4~6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유럽 최대 제약 기술 거래 행사인 '바이오 유럽 2024'도 문을 연다.

유럽종양학회는 유럽 최대 규모 암 학회이자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미국암연구학회(AACR)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힌다. 매년 전 세계 바이오 전문가와 글로벌 빅파마 등 업계 관계자 2만여 명이 참여하는 유럽종양학회에서는 각사의 연구개발 성과가 공유된다.

국내 기업 중에는 유한양행, 한미약품, HLB, 루닛, 티움바이오, 젠큐릭스, 제넥신, 아이엠비디엑스, 유틸렉스, 에이비온, 에스티팜 등이 학회에서 연구 성과를 공개한다.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유한양행)+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얀센) 병용요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유한양행은 14일 이번 ESMO에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등을 평가한 마리포사(MARIPOSA), 마리포사2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마리포사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가 있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과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아스트라제네카) 단독요법 효과를 비교한 연구다. 연구결과 렉라자+리브리반트를 투여받은 환자가 중간엽상피전이인자(MET) 증폭, EGFR 내성 돌연변이 또는 소세포 형질전환 발생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약품은 14일 포스터를 통해 새로운 표적항암 신약으로 개발 중인 'EZH1/2 이중 저해제'(HM97662)의 임상 배경과 디자인,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HM97662는 혈액암과 다양한 고형암을 유발하는 효소의 일종인 EZH2, EZH1을 동시에 저해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FDA 허가를 재 준비 중인 HLB는 이번 ESMO에서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를 통해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 관련 총 9개의 연구결과를 공개한다. 14일 리보세라닙과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면역항암제 '니볼루맙' 병용 임상 1상 연구결과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포스터를 통해 발표했다.

간암을 포함하여 골육종, 담도암, 식도암, 흑색종, 미분화 갑상선암, 난소암 등 7개 암종에 대한 결과를 구두 및 포스터로 발표한다. 특히,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의 병용요법에 의한 간암 환자에서의 삶의 질 개선에 대한 추가 분석 결과는 높은 치료 효과와 함께 삶의 질도 함께 유지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식도암 환자의 신보조요법으로 진행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 임상시험 역시 지난 ASCO 2023에서의 중간보고에 이어 최종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

의료 AI 기업 루닛은 AI 바이오마커 '루닛 스코프 IO'를 활용해 진행성 위암 환자 대상 면역항암제 병용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국내 다수의 대형 병원 연구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총 585명의 진행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275명은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와 화학요법 병용 치료를, 310명은 화학요법 단독 치료를 받았다. 연구팀은 이들의 조직 데이터를 루닛 스코프 IO로 분석, 환자의 면역표현형을 확인했으며,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과 연관지어 분석했다.

분석 결과, 병용 치료 환자군은 단독 치료 환자군에 비해 무진행 생존 기간 중앙값(mPFS 8.2개월 vs 5.9개월)이 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루닛 스코프 IO가 분류한 면역활성(Inflamed) 환자군(228명, 38.9%)에서 병용 치료 효과가 두드러졌다. 이들 면역활성 환자군은 단독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 비해 mPFS(11개월 vs 5.8개월)가 약 2배 길었다.

티움바이오는 면역항암제 TU2218과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MSD) 병용투여 시 안전성과 진행성 고형암 환자들에 대한 항암 반응 등이 포함된 임상 1b상 추가 성과를 포스터를 통해 공개했다. TU2218은 면역항암제의 활성을 방해하는 형질전환성장인자(TGF-ß)와 혈관내피생성인자(VEGF)를 동시에 차단해 키트루다와 같은 면역항암제 효과를 극대화하는 기전의 경구용 치료제다. 연구결과 TU2218은 키트루다와 병용했을 때 안전하고 내약성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젠큐릭스는 16일 간암 조기 진단을 위한 새로운 분자유전학적 검사법인 HEPA eDX의 유효성 입증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HEPA eDX는 간암 환자의 혈액 속에 존재하는 순환 종양 DNA(circulating tumor DNA, ctDNA)에서 메틸화된 바이오마커를 검출해 간암을 진단하는 디지털 PCR 기반 유전자 검사법이다. 연구결과 HEPA eDX는 80%의 민감도와 96.7%의 특이도를 달성했으며 혈청 알파태아단백(AFP)을 통해 간세포암 선별 검사보다 간세포암 검출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여준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비온은 이번 ESMO에서 바바메킵(ABN401) 병용임상 경쟁력 강화를 위한 액체생검 연구 초록이 채택됐다.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교수 연구팀 연구자주도임상(IIT)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EGFR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 치료를 받은 환자 간세포성장인자수용체 양성 순환종양세포(MET CTC) 질병 진행에 대한 연구다.

에이비온은 EGFR TKI 치료를 받은 212명 환자를 대상으로 2개월 이내 질병 진행에 대해 분석한 결과, MET CTC가 8개 이상 검출된 환자들에서 민감도 50%, 특이도 89.3%, 양성 예측도 55%, 음성 예측도 87.2%, 정확도 81.1%의 지표가 나타났다. 이는 MET CTC가 기존 영상 방법을 보완하는 지표 역할이 가능한 점을 시사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다음 달 CPHI와 11월 바이오 유럽에 참가해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에 나설 예정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다양한 콘퍼런스 참석 및 부스 운영을 통해 잠재 고객사와 심도 깊은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회사의 차별화된 기술력을 홍보하고 항체 의약품, ADC 의약품의 위탁 생산에 대한 활발한 수주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boazh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