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신성장동력 '미용 의료기기' 눈독…M&A 속도

동화, 하이로닉 1607억에 인수…동국, 위드닉스 22억에 확보
유한양행 성우전자와 업무협력…시너지 효과 창출 목표

올해 4월 서울 서초구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2024 미용 의료기기 박람회'에서 차세대 미용 의료기기가 진열돼 있다./뉴스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신성장동력으로 '미용 의료기기' 분야를 낙점하고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동화약품은 최근 코스닥 상장 미용 의료기기 업체인 '하이로닉'을 1607억 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하이로닉은 집속초음파 제품인 'DOUBLO' 시리즈와 'ULTRA VERA' 'V-RO' 등의 제품을 보유한 미용 의료기기 업체다. 연간 3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다.

이번 M&A는 2개의 거래로 이뤄진다. 동화약품은 우선 1207억 원에 하이로닉의 최대주주인 이진우 이사회 의장이 보유한 주식 487만 7888주와 이은숙 이사가 갖고 있는 주식 350만 5389주 등 총 838만 3277주를 매수한다. 지분율 45.09% 규모다. 인수가는 인수 발표 당시인 지난 6일 하이로닉 종가 8500원 대비 69.4% 높은 가격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동화약품은 이어 하이로닉이 추진하는 400억 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해당 유상증자는 보통주가 아닌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주당 가격은 7158원으로 책정됐다. 동화약품이 해당 RCPS에 대한 전환권을 행사할 경우 구주 인수분과 함께 최종적으로 하이로닉 지분 57.7%를 확보하게 된다.

동국제약은 미용기기를 비롯한 중소형 가전제품 개발업체인 위드닉스를 인수했다.

2003년 설립된 위드닉스는 미용기기 개발, 생산, 유통 및 중소형 가전제품 생산, 유통하는 기업이다. 미용기기 'SAYSKIN'과 식기살균건조기 '하임셰프'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2019년 일본을 시작으로 독일, 홍콩 등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성우전자와 신성장사업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유한양행 관계사 코스온의 사업을 고도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유한양행과 성우전자는 헬스케어 분야 중 화장품과 의료·미용기기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차별화한 제품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두 기업은 제약바이오와 전자부품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에 기반을 두고 성장 중인 더마코스메틱과 의료·미용기기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국내 제약사들이 미용 의료기기 분야에 진출하는 이유로는 영업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과 시장 고성장성이 꼽힌다. 국내 병의원에 판매하고 있는 의약품 유통망을 활용해 미용 의료기기 영업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미용 의료기기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미용성형외과학회에 따르면 국내 인구 1000명당 연간 성형수술 건수는 13.5건이다.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는 국내 전체 의료기기 시장 규모에서 미용 의료기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14%가량으로 추산했다.

국내 미용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20년 1000억 원을 돌파했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9.7% 성장했다. 글로벌 시장 성장률 12.5% 대비 성장 속도가 빠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미용 의료기기는 시술 시 소모품 사용이 동반된다"면서 "미용 의료기기 판매뿐만 아니라 마이크로니들 등 소모품도 함께 판매할 수 있어 미용 의료기기 분야는 제약사들에게 매력적인 시장 중 하나"라고 말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