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 백신 맞은 노인 독감 예방 17%…"고령자, 고용량 백신 맞아야"

사노피, 고용량 독감백신 '에플루엘다테트라' 출시…"시니어 백신 새 기준 제시"
실제 임상 근거 기반 표준용량 대비 폐렴·독감 64% 감소 확인

정희진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10일 사노피 고용량 독감백신 '에플루엘다테트라'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24. 9. 10/뉴스1 ⓒ News1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고령자의 독감 관련 입원율과 사망률을 낮출 수 있어 고용량 독감백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희진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0일 사노피가 '독감 예방, 그 이상의 가치'를 주제로 서울 상연재에서 개최한 간담회에서 "건강한 사람에게 백신은 60~80%가량 예방효과를 나타낸다. 충분히 효과적인 백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고령자에게 백신을 투여했을 시 기대한 만큼 예방 효능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고령자가 백신을 맞을 시 독감과 관련한 문제로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것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고령자를 위한 새로운 독감 예방 전략과 합병증·입원율 감소를 입증한 고용량 독감백신 '에플루엘다테트라'의 임상적 가치를 조명했다.

에플루엘다테트라는 표준용량 독감 백신 대비 4배 많은 항원을 포함한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고용량 독감 백신이다. 고령자의 면역 반응을 보완하고 독감 예방 효능을 강화하기 위해 개발됐다. 국내에는 지난해 11월 65세 이상 고령자에서 A형과 B형 바이러스로 인한 독감 질환 예방으로 적응증을 획득했다. 올해 독감 유행 시기를 앞두고 출시된다.

정희진 교수는 간담회에서 첫 번째 연자로 나서 증가하고 있는 국내 고령 인구에서 독감 감염의 위험성과 예방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65세 이상의 고령자는 면역 시스템 노화, 신체 쇠약, 기저질환 등으로 인해 독감 감염 시 폐렴과 같은 합병증과 입원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이는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10년간 국내 독감 관련 사망자의 3분의 2 이상이 60세 이상에서 나타났다. 독감과 관련된 모든 원인으로 인한 28일 이내 사망 중 4분의 3 이상은 입원 중에 발생했다.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증가시켜 고령자에게 더 치명적이나, 고령층은 면역 노화로 백신 접종에 대한 면역 반응이 감소해 기존 백신의 효과가 제한적인 점이 한계로 지적을 받아왔다. 이 같은 고령층을 위해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고용량 독감백신 접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희진 교수는 "고령자는 독감 감염 시 폐렴 등 합병증에 취약하고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과 같은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어 독감으로 인한 위험성이 매우 높지만, 백신의 예방 효과는 떨어진다"면서 "건강한 젊은 성인에서는 표준용량 독감 백신이 최대 90%의 예방 효과를 보이지만, 고령자에게서는 그 효과가 17~53%까지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 출시를 앞둔 고용량 독감백신은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이라면서 "고면역원성을 유도하는 고용량 독감백신은 고령자에서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을 통해 표준용량 백신 대비 더 높은 독감 예방 효능과 일관된 입원율 감소 결과를 보인 바 있어, 고령자의 독감 예방 환경에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노피 학술부의 김현정 헤드가 '에플루엘다테트라: 독감 예방, 그 이상의 가치'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현정 헤드는 "독감 백신의 진정한 가치는 면역원성 연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독감 감염이나 이로 인한 입원을 예방하는 효과를 함께 입증해야 한다"면서 "에플루엘다테트라는 고령자 대상의 무작위배정 임상시험(RCT)에서 표준용량 백신을 대조군으로 해 우월한 독감 예방 효능을 지속 입증하고, 무작위배정 실제임상근거(RWE) 연구에서도 합병증과 입원율 감소에 더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에플루엘다테트라의 등장은 독감에 취약한 고령자를 독감과 치명적인 합병증으로부터 보호하고, 독감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에플루엘다테트라는 대한감염학회가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권고하는 고면역원성 독감백신 중 유일하게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에서 표준용량 백신 대비 우수한 예방 효능을 입증한 시니어 전용 독감 백신이다.

연구결과 에플루엘다테트라는 표준용량 백신과 비교해 독감 예방 효과가 24.2% 더 높았다. 독감과 관련된 폐렴 질환 발생률은 39.8%, 심각한 심폐 질환 발생률은 17.7% 더 감소시켰다. 무작위배정 실제임상데이터(RWE) 연구에서도 독감과 폐렴으로 인한 입원율을 64.4% 더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희경 사노피 백신사업부 대표는 "사노피는 오랫동안 '독감 예방, 그 이상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독감 백신 개발에 전념해 왔다. 시니어 전용 독감 백신인 에플루엘다테트라를 국내에 선보이게 돼 기쁘다"면서 "에플루엘다테트라는 세계 33개국에서 사용 승인을 받은 고용량 독감 백신으로, 국내 고령자들을 독감과 치명적인 합병증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