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연가시 물리친 구충제…조아제약 '윈다졸'[약전약후]

기생충 영화 '연가시'에 제품명·회사명 그대로 등장
알벤다졸 성분 의약품…6개월 마다 한 번 복용 긍정적

조아제약 구충제 '윈다졸'(일반명 알벤다졸).(조아제약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450만 관객을 동원한 재난영화 '연가시'에 등장한 구충제 '윈다졸'(일반명 알벤다졸)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재난영화를 소개하는 TV나 유튜브 채널에서 윈다졸뿐만 아니라 이를 판매하는 조아제약이 실명으로 거론되면서다.

연가시는 사마귀 성충, 철선충, 철사벌레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기생충이다. 1급수에서만 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화 연가시에서는 변종 연가시가 출몰해 재난 사태가 벌어지고, 이를 극복하는 이야기다. 변종 연가시에는 다른 구충제가 효능을 내지 않고 조아제약의 윈다졸만 효과가 나타난다는 설정이다.

영화상 조아제약 소유주인 글로벌 사모펀드가 이 유일한 약을 앞세워 천문학적인 금전적 이익을 챙기려 한다.

조아제약은 어린이 영양음료 '잘크톤'으로 유명한 실제 회사다. 1988년 약사 출신 조원기 회장이 삼강제약사를 인수하면서 사업이 시작된 기업이다. 그는 1993년 약국 체인점 회사인 한국메디팜을 설립했다. 1995년 회사 이름을 조아제약으로 바꿨다. 1996년 정식으로 법인으로 등록했다. 1999년에는 코스닥에 상장했다.

영화상 조아제약은 악덕기업으로 나온다. 조아제약 측은 '영화는 영화일 뿐 브랜드 가치를 알리는 것이 더 의미 있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회사와 의약품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것은 물론 제작비와 촬영 장소 지원 등을 지원했다.

구충제는 '옛날 약' 중 하나로 불린다. 식재료 위생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기생충으로 인한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자주 찾지 않는 약이 됐다.

구충제는 크게 윈다졸 주성분인 알벤다졸이나 플루벤다졸로 구성된 약물이다. 기생충의 미세소관은 포도당의 흡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데 알벤다졸은 기생충 내 포도당이 흡수되는 것을 억제해 사멸시키는 기전을 나타낸다. 플로벤다졸도 유사한 기전이다.

일각에서는 인수공통 기생충이 있을 수 있으므로 반려동물과 함께 삶을 꾸리는 사람이나 유기농 채소나 날음식 등을 자주 섭취하는 사람들은 6개월마다 한 번씩 구충제를 복용하는 것이 건강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건강관리협회가 지난해 발표한 '반려동물 보호자 맞춤형 검진 서비스 개발을 위한 인수공통 기생충 감염 실태 조사연구'에 따르면 개 한 마리는 여러 종의 기생충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전국 동물병원과 유기동물 보호센터 개 367마리 분변을 채취해 장내 인수공통 기생충성 감염병 6종의 기생충 알 검사와 유전가 검사를 통한 결과다. 유기농 채소나 날음식을 자주 접하는 사람도 기생충에 노출될 위험이 있을 수 있다.

윈다졸 등 구충제는 영화에서는 설정상 "3000원짜리 100만 원 받아 처먹네"라는 대사가 나올 정도로 구하기 어려운 약이지만 실제로는 약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약이다.

약업계 등에 따르면 구충제 적극 복용이 권장되는 대상이라도 사람은 6개월에 한 번 복용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은 2~3개월 간격으로 구충제를 복용하는 것이 제안된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