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국산 첫 FDA 항암 신약 쾌거…2·3번째 '렉라자' 찾는다
암·대사질환·면역염증질환 3개 분야 파이프라인 집중 개발
8개 파이프라인 임상 단계 진입…내년 상반기까지 4개 추가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3세대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미국명 라즈클루즈)를 보유한 유한양행이 제2, 제3의 렉라자 개발에 나선다. 핵심 전략 질환군으로 암, 심혈관·신장·대사질환, 면역염증질환 등 3개 분야를 중심으로 신약 후보물질 연구에 속도를 낸다. 임상시험 단계를 밟고 있는 8개 파이프라인에 기반을 두고 추가로 4개 파이프라인을 더 임상 단계로 진입시킬 방침이다.
◇오픈이노베이션 모범 사례 '렉라자'…"글로벌 시장 진출 첫걸음"
유한양행은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FDA 승인 이후 유한양행의 경영방향'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 김열홍 연구개발(R&D) 부문 사장, 오세웅 중앙연구소장, 이영미 연구사업개발(R&BD) 부문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조욱제 사장은 "렉라자가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FDA 승인이 있을 때까지 헌신적인 노력을 한 존슨앤드존슨(J&J) 대표 등 관계자에게 감사 말씀을 드린다"면서 "좋은 약을 만들어 인류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유한양행은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김열홍 R&D 부문 사장이 차세대 렉라자를 찾는 유한양행의 R&D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유한양행은 해마다 매출액 대비 20%가량을 R&D 연구비로 투자하고 있다. 올해에는 총 2500억 원에 이르는 연구비가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2, 제3의 렉라자가 될 수 있는 후보물질을 개발·도입하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노력 중이다.
김열홍 사장은 "투명한 경영과 과학에 기반을 두고 얻는 수익을 다시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유한 정신에 철저히 입각해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렉라자 허가 경험을 통해 다음 주요 신약 후보물질은 상대적으로 더 쉽고 효율적으로 개발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한양행은 R&D뿐만 아니라 원료의약품(API), 완제의약품(DP) 생산 부문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인정받아 여러 가지 공동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오래 쌓아온 노하우에 기반을 두고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 관계를 증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암, 심혈관·신장·대사질환, 면역염증' 신약 후보물질 개발 속도
유한양행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서 R&D를 진행할 방침이다. 3개 주력 질환 분야는 암, 심혈관·신장·대사질환, 면역염증질환 등이다. 주요 파이프라인은 이중항암항체 'YH32367', 대사 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후보물질 'BI3006337'·'YH40863', 'YH33619',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 등이다.
오세웅 중앙연구소장은 "올해 상반기 기준 YH32367 등 8개 파이프라인이 임상 단계에서 개발되고 있다"면서 "2025년까지 4개 파이프라인을 추가로 임상 파이프라인으로 확보할 것으로 전망한다. 좋은 결과를 확보해 이 파이프라인을 사업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YH32367은 HER2 양성 고형암 치료를 위한 HER2·4-1BB 이중항체다. 전임상에서 지속적이고 우수한 효능이 확인됐다. 기존 약물에 비해 간 독성도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다.
오세웅 연구소장은 "국내와 호주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전임상에서 기존 치료제보다 더 우수한 효능을 확인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와 비교한 결과 유사한 효능을 보이면서 항PD-1 항체와 병용 투여 시 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면서 "용량증량 시험을 마무리하는 단계다. 안전성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는 넓은 적응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 알레르기뿐만 아니라 천식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받는 후보물질이다. 임상 1상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우수한 igE를 억제하는 데이터가 확인되고 있다.
◇전략적 투자만 5000억 집행…오픈이노베이션 지속
유한양행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 중이다. 오픈이노베이션은 자체 보유 중인 R&D 역량 등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외부 혁신 가치를 도입하는 전략이다.
유한양행은 누적 5000억 원을 50여곳에 투자했다. 전략적투자자로 투자를 집행한 기업은 35곳이다. 보유 중인 신약 후보물질 33개 중 16개가 도입된 후보물질이다.
유한 이노베이션 프로그램(YIP)을 통해서는 기초 과학 분야 등을 지원하고 있다. 기간 당 1억 원가량을 투자하고 개발 가능성이 있거나 신약으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물질 등에 대해서는 후속 과제로 선정해 추가적인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대학과 연구소를 대상으로 지금까지 76억 원을 투자했다.
이영미 R&BD본부 부사장은 "유한양행은 비임상연구, 공정개발, 임상개발, 제품 등록 등 내부 R&D 역량에 기반을 두고 파이프라인을 도입하고 있다"면서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적극 통합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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