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제약사 10곳 중 5곳 수익 악화…한미·대웅·HK이노엔은 '약진'
상반기 제약사 실적 분석…매출 늘었지만 영업익 감소
한미약품, 빅6 중 유일 1000억대 영업익…유한양행 매출 1위
- 이훈철 기자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올해 상반기 국내 전통 제약사 매출 상위 10곳 중 5곳은 수익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은 상반기에만 매출 1조 원에 근접했지만 영업이익이 60% 넘게 감소했으며 녹십자와 종근당도 전분기보다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반면 한미약품과 대웅제약, HK이노엔 등은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제약사의 수익 악화 속 약진이 두드러졌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통 제약사 매출 상위 10개사 중 유한양행, 광동제약, 녹십자, 종근당, JW중외제약 등 5개사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제약사 매출 1위 유한양행은 올 상반기 매출이 972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6% 증가하는 호조에도 연구개발(R&D) 비용 증가 속 수익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소세포폐암 신약 레이저티닙(렉라자)+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목전에 두고 있는 유한양행은 올 상반기 R&D 비용이 전분기보다 47.1%(270억 원) 증가하며 영업이익이 지난해 상반기 499억 원에서 올해 191억원으로 308억 원(-61.7%) 감소했다.
종근당은 지난해 케이캡의 공동 판매가 종료되면서 영업이익이 12.8%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 매출의 약 7.7%를 차지했던 케이캡 효과가 사라지면서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소폭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녹십자는 자회사의 실적부진과 이자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73.9%나 줄었으며 이밖에 광동제약과 JW중외제약도 영업이익이 각각 20.4%, 7.4% 감소하며 수익이 악화됐다.
반면 한미약품과 대웅제약, 보령, HK이노엔, 동국제약 등 5개사는 상반기 매출 호조 속 수익성이 개선됐다.
상반기 매출 7818억 원으로 매출액 3위에 오른 한미약품은 상위 6개 제약사 가운데 유일하게 1000억 원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1102억 원)을 동시에 기록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로수젯 등 고마진 품목의 매출액이 견조하게 성장했다"며 "북경한미에서는 매창안, 리똥 등의 품목이 20% 이상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HK이노엔도 100%에 가까운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하며 눈에 띄는 실적을 나타냈다. HK이노엔은 올 상반기 매출 4319억 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1.0%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이 416억 원으로 같은 기간 98.4% 늘었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의료 파업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케이캡 성장과 블록버스터 카나브 패밀리의 도입으로 견조한 매출 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대웅제약은 올 상반기 매출 6963억 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이 720억 원으로 같은 기간 11.5% 증가했다. 대웅제약은 혁신 신약 3대장으로 불리는 나보타와 펙수클루, 엔블로의 매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역대 최고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나타냈다. 나보타와 펙수클로는 2분기 각각 531억 원, 332억 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이밖에 보령은 올 상반기 매출 4892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이 365억 원으로 같은 기간 4.1% 증가했다. 동국제약은 상반기 매출 400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9.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402억 원으로 24.9% 늘었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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