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에 의사 얼굴도 못봐"…영업 막힌 의료 AI, 공동연구로 활로찾기

"상급종합병원 진입, 의정갈등 등으로 아직 어려운 상황"
중앙대병원, 의료 AI 등 디지털헬스케어 기업과 다각도 협력

뷰노가 개발한 인공지능(AI) 호흡기 질환 진단 보조 솔루션 활용 모습.(뷰노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의료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상급종합병원과 공동연구를 추진하거나 기술협력 등을 하는 방향으로 마케팅·영업 한파를 극복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의정갈등 등 영향으로 마케팅과 영업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병원은 의료진 수가 부족해지면서 효율적인 운영 방안 등을 찾기 위해 의료 AI·디지털헬스케어 기업들과 협력에 나서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 지속하고 있어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변화의 바람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중앙대병원은 전날 의료 AI 기업 뷰노, 의료로봇 기업 큐렉소, 디지털헬스케어 기업 에버엑스 등과 미래형 의료서비스 공동 연구와 학술 연구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중앙대병원은 상급종합병원(3차 병원) 중 한 곳이다. 지난 2022년 경기도 광명에 중앙대광명병원을 추가로 설립했다. 지난해 디지털암센터 'D-CAm 센터' 운영을 시작해 스마트폰으로 암 환자 일상을 돌보는 맞춤형 치료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앱 'CAMA'를 개발해 운영하는 등 디지털헬스케어를 현장에 적용해 나가고 있다.

중앙대병원은 지난해 디지털정보혁신실을 구축했다.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의료정보원으로부터 '의료데이터 중심병원'으로 선정됐다. 뷰노, 큐렉소, 에버엑스뿐만 아니라 의료 AI 기업 딥노이드, 웨이센, 에이아이트릭스, 수술로봇 기업 코넥티브, 재활로봇 기업 휴로틱스, 디지털 치료제 개발사 휴딧 등과 MOU를 체결해 임상진료에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디지털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는 중앙대병원이 전날 기업 세 곳과 MOU를 체결한 것에 대해 "기업이 매출을 낼 수 있는 마케팅·영업 부분은 의정갈등 등의 영향으로 병원에 남아 있는 의사가 부족해 아직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는 진료뿐만 아니라 연구도 해야 하는 입장이라 의료 AI, 디지털헬스케어 기업과 협력을 통해 공동연구 등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의료 AI, 디지털헬스케어 업계는 올해 초부터 발생한 의정갈등으로 상급종합병원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과 관련해 난항을 겪고 있다. 개원가와 종합병원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만큼 신제품을 상급종합병원에 납품해 실적(트렉레코드)을 쌓아야 하지만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 AI·디지털헬스케어 관련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투자한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들어보면 상급종합병원에 의사가 부족해 마케팅·영업 사원들이 영업 대상인 의사를 만나지조차 못하고 있다고 한다"면서 "반년 이상 사태가 지속하고 있어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상급종합병원에 진출한 기업들도 실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초기 벤처 기업들은 사실상 업무가 중단될 정도"라면서 "일부 기업에서 공동연구와 양해각서 등을 활용해 상급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와 접점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