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약에만 쓰는 줄 알았는데…'필름형 제제기술' 다시 뜬다
구강붕해 필름 제제 기술, 조현병·편두통 등 범위 넓혀
후발업체 진입 장벽 높아…기술 보유 업체들, 지재권 보호 나서
- 김태환 기자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국내 제약회사들이 물 없이도 입 안에서 녹아 흡수되는 필름형 제제기술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종이 한 장처럼 얇은 막 형태로 의약품을 제조하는 이 기술을 다양한 질환에 적용하면 복약 편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강붕해 필름'(ODF, Orally Dissolving Film) 제제 기술의 활용도는 날로 확대되고 있다. 조현병이나 편두통 등 전문의약품부터 건강·기능식, 강아지 영양제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쓰인다.
그동안 필름형 제제는 발기부전 치료제에만 국한돼 적용돼 왔다. 얇은 막 형태의 발기부전 치료제는 간편하게 소지할 수 있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도 약을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단, 발기부전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점차 감소하면서 필름형 기술을 보유한 회사들은 다양한 활용 범위를 찾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분야가 신경 정신 질환이다. 신경 정신 질환자들은 신경과 근육 이상 등으로 스스로 약을 먹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대표적으로 CMG제약은 필름형 조현병 치료제 '데핍조'의 미국 품목허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또 삼일제약은 CMG제약과 손을 잡고 나라트립탄 성분의 필름형 편두통 치료제를 국내 독점 판매한다.
식품 분야에서도 필름형 기술은 인기를 끌고 있다. 홍삼 건강기능식품을 필름형으로 변화하는 제품, 해독 성분인 글루타치온을 필름형으로 만든 건강기능식품도 나왔다. 여기에 약 삼키는 것이 어려운 반려견 영양제도 필름형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이처럼 필름형 제제 기술의 다양한 영역은 기술 보유 회사들의 자체 기술 보호 활동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후발 업체들이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없도록 필름형 기술 자체에 고유성을 부여해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이다.
CMG제약의 경우 필름형 기술에 'STAR'(Smooth, Thin, Advanced stability, Refreshing Taste)라는 상표를 붙여 기술성을 차별화하고 있다. 이외 광동제약, 삼아제약, 우신라보타치 등은 필름형 조성물에 대한 제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필름형 제제 기술을 적용한 제품 생산이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의약품 제형의 차별화를 통한 제품 수명 주기 연장 전략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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