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다음 뜨는 건 '항노화'…근손실 방지·퇴행성 질환 약 개발 '활기'

고령화 추세 속 항노화 치료제 주목…질병 인식 전환 필요
글로벌 시장 연평균 17.5% 성장, 2031년 3.2조 규모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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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최근 비만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비만의 뒤를 이을 차세대 거대 의약품 시장 분야로 항노화 치료제가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주요 국가의 고령화 추세에 따라 세포의 노화를 막고, 근손실 등을 방지하는 치료제 연구가 한창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항노화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5억 9000만 달러(약 7700억 원)에서 연평균 17.5% 성장해 2031년에는 24억 7000만 달러(약 3조 23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항노화 기술은 현재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질환, 당뇨, 파킨슨병 등을 비롯해 치아를 포함한 골(뼈)대사, 탈모, 시력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될 수 있기 때문에 미래 주력 치료 시장으로 주목받는다.

현재 세포의 분열에서부터 사멸의 과정을 연구해 조직 내 노화세포를 제거하는 기술이나 세포 재생의 기능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항상성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이다. 세부적으로는 근육과 대뇌 신호 전달 신경 기능의 퇴화를 방지하는 약물이 해당한다.

나이가 들면 근육량이 감소하고, 신경의 퇴화로 근육을 움직이기 어렵게 된다. 제약 바이오 기업들은 세포 재생을 통해 이를 예방하거나 근육량 손실을 막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기전의 약물을 발굴 중이다.

국내 기업인 대한쎌팜은 천연물에서 그 가능성을 찾고 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고급 향미료로 사용하는 '육두구' 내 활성 물질이 세포 내 장수 유전자로 알려진 '시트루인'(Sirtuin)의 활성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치주질환 치료제 개발업체 하이센스바이오는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연구팀과 노화된 세포의 활동성을 회복시켜 시린 이와 충치 등 상아질 손상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단백질을 규명했다.

이를 활용하면 시린 이 등 노화에 따른 치아 손상을 줄일 수 있는 의료기기 개발이 가능하다. 현재 어린이 충치 및 시린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바이오벤처 지뉴브는 항암약으로만 알려진 '트라메티닙' 성분을 활용해 알츠하이머 질환이나 루게릭병과 같은 퇴행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지난해부터 미국 알츠하이머치료제 개발재단(ADDF)에서 연구 지원을 받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비만치료제가 주목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세계 주요 의약품 시장이 항노화 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과거에 질병으로 여겨지지 않았던 비만처럼 노화도 질병으로 인식되는 날이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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